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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도래] 유가 쇼크가 불러온 중앙은행發 퍼펙트스톰

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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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불붙은 중동의 전운이 전 세계 중앙은행을 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며 폭등하자, 전쟁이 전개된 지 겨우 3주 만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매파적 기조로 전환한 것이다.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물 미국채 금리는 전쟁 직전 3.381%에서 지난 20일 3.904%로 52.3bp 올랐다.

올해 두차례 가량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연내 동결 혹은 인상 가능성까지 엿보고 있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전쟁 초기 국면임에도 중앙은행의 경계심은 한껏 고조된 상태다.

미국 뿐만이 아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미 두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모두 매파로 선회했다.

한국은행도 전쟁 직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첫 점도표를 통해 향후 6개월 사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으나 이같은 전망은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

*그림*

◇ 선봉에 선 RBA…2연속 인상으로 긴축 사이클에 가속도

글로벌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방아쇠를 당긴 것은 RBA다.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4.10%로 25bp 인상했다. 지난 202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통화정책위원 중 5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4명은 동결을 주장하면서 '비둘기파적 인상'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그러나 미셸 블록 RBA 총재는 표가 갈리긴 했지만 인상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은 이미 너무 높았고, 이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5월에 기준금리가 25bp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봤다.

◇ 파월 "인플레 진전 기대만큼은 아냐"…다음 조치로 금리 인상도 논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로 동결했으나 회의는 매파적이었다.

분기마다 발표되는 점도표에서는 연내 1회 25p 인하 전망이 유지됐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기존의 금리 인하 주장을 철회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진전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진전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한 "유가 충격은 연준이 통상 간과하는 요소"라면서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되어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서 중동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면서도 다음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을 이번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추가 긴축이 선택지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용에는 하방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연간 상승률이 3.4%로 전월치(2.9%)와 예상치(2.9%)를 모두 상회해 물가 우려를 키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BOE, 4년 반 만의 만장일치 동결…BOJ는 인상 기조 유지 방침

BOE 역시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지난 2월 인하에 찬성했던 위원 4명이 이번에는 전원 동결로 입장을 바꾸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BOE는 또 성명을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향후 두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약 3.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JP모건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방 위험에 BOE가 올해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동 사태의 경제 영향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으나 필요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BOJ는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으며 중동 사태로 인해 원유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BOJ는 일본의 실질 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태라고 판단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해 나간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일본의 경우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는 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크게 웃돌면 금리 인상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 한은, 중동 사태로 동결 기조에서 인상 가능성 점증

지난 3월말 공개된 한은의 첫 점도표는 향후 6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에 가장 많은 점(16개)이 찍혔으나 중동 사태를 계기로 이같은 전망은 사실상 폐기됐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물가는 상방, 성장은 하방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양방향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제시될 점도표는 2월과 비교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 역시 중동 사태가 통화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향후 금리 결정을 훨씬 신중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씨티는 기존에 연내 금리 동결을 점쳤던 것에서 국제유가 전제가 상향 조정됐다면서 올해 7월과 10월 두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 원자재팀은 브렌트유 가격 단기 전망치를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으로 높였고, 2분기에도 95달러, 3분기 80달러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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