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재 후보자 신현송, 인플레에 선제적 대응 강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 급등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함에 따라 글로벌 금리 인상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열어두는 듯한 매파적인 스탠스를 속속 내비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올해 초 한은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긴 동결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데, 다음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뭇 다른 뉘앙스가 감지될지가 중요하다.
마침 전일 차기 총재 후보자로 매파적 성향인 것으로 추정되는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되면서, 금통위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지도 주목도가 높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2월 금통위의 점도표에서 현 기준금리 수준인 2.5%에 16개의 점이 찍혔다.
7인의 금통위원들은 6개월 뒤인 오는 8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것이다.
이외의 금리가 한차례 인하된 수준인 2.25%에는 4개의 점이, 금리가 한차례 인상된 수준인 2.75%에는 1개의 점이 찍히면서,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이는 당시 시장 일각에 남아있던 과도한 금리 인상 우려를 지우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시장은 그간의 한은의 시그널대로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시각을 강화했다.
다만 2월 금통위 직후 3월에 들어서자마자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이같은 안도감을 다시금 뒤흔들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 수준으로 가파르게 치솟았고, 이를 두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상방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 대응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우리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축소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위원인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와 프랑수아 빌루르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지난주 후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관련해서 한은의 경우 지난주 이수형 금통위원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라 물가는 상방, 성장은 하방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양방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5월 금통위에서 제시될 점도표가 2월과 비교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소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그때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금리 인상에 더 많은 점이 찍힐 수 있다는 전망도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총재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사뭇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 후보자는 과거 인터뷰 등을 통해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오면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곤 한다.
신 후보자는 지난 16일 BIS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중동 전쟁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그리고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공급 충격이 일시적이라면,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교과서적인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자산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약화시키는 등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더해 5월 금통위 이전에 대표적 비둘기파 위원인 신성환 금통위원의 임기도 만료됨에 따라, 금통위 전반의 매파적 색채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뚜렷한 비둘기 목소리를 내왔던 신 위원이 5월 점도표부터는 참여하지 않게 되면서, 인하 전망에 찍혔던 점이 상당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차기 총재의 스탠스에 따라 점도표에서 보여지는 시그널에 변화가 생길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2025.6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