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리인상 도래] 연준 양방향 열어둬…BOJ 긴축 노선 유지

26.03.23.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고유가 속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하려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회의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색채를 드러냈다.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고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일각에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등장했다. 일본은행(BOJ)은 기존 노선을 계속해 이르면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연준 '동결' 전망 강화…'인상' 의견 등장

미국 현지시간 18일로 마무리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경로와 관련해 양방향을 열어두면서 신중함 속에서도 매파적 성격이 엿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다수 참가자는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FOMC 회의 이후 시장에선 국제유가 급등을 고려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류하고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금리 선물시장에선 인상 전망도 새로 등장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1일 자정 무렵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예상하는 다음 4월 회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93%를 넘어섰다. 트레이더들은 한 달 전 82%의 확률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3월 회의 이후로 동결 베팅이 더 늘었다.

4월 회의에서 금리가 25bp 인하될 것이란 확률은 한 달 전 17%였지만 일주일 전 5.8%까지 줄더니 현재는 0%로 떨어져 전망이 아예 사라졌다.

한 달 전만해도 금리 선물시장은 이르면 6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당시 금리 인하 확률(25bp씩 1~3회 인하 총 합계)이 53.5%로, 동결 확률인 46.5%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6월 동결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인하 확률은 0%다.

범위를 더 확대해서 보면, 12월 마지막 FOMC 회의까지 금리가 현 3.50~3.75% 수준에 머물 확률은 80.3%로 나타나 한 달 전(5.7%)과 일주일 전(39.1%) 수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연말 금리가 1회 인하를 반영하는 3.25~3.50%에 있을 확률은 14.2%로 한 달 전(21.8%)보다 가능성이 줄었고, 3.00~3.25%로 지금보다 금리가 50bp 낮아질 것이란 전망은 33.2%에서 0.3%로 한 달 사이 대부분 사라졌다. 3회 이상 인하될 확률도 총 39.4% 였는데 지금은 아예 없어졌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3월 회의 직후 CNBC에 출연해 끈적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을 논의하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하고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새로 등장한 금리 인상 전망이다. 한 달 전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4월 25bp 금리 인상 확률이 현재는 6.2%로 올라왔다.

연말까지 금리가 25bp 인상돼 3.75~4.00%에 도달해 있을 가능성은 한 달 전과 일주일 전 0%였지만 21일 현재는 5.2%를 가리키고 있다. 지상군 투입 본격 검토 얘기가 나왔던 20일에는 25%를 넘기도 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로 평가받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조차 이번 회의에서 기존 금리 인하 입장을 접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월러 이사는 2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불과 2주 전 고용보고서가 나왔을 때만 해도 3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3월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유가가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고, 인플레이션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가 소수의견을 철회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또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한 차례, 그리고 2027년에 또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도 일부는 연준이 연내 1~2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 중이다.

ING는 "통화정책이 여전히 다소 긴축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2026년에 25bp의 금리 인하가 두 차례 있을 것"이라며 한 번은 9월, 한 번은 12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리 페리지 북미 거시전략 책임자는 "연준이 올해 세 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유가 상승이 근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정도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 성향으로 꼽히는 미셸 보먼 부의장도 20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여전히 노동시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지지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3회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경제전망 점도표에 적었다"고 밝혔다.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국제유가 급등이 지속되는지 여부로 쏠려 있다. 유가 급등이 진정되면 연준이 다시 인하 노선으로 돌아가겠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금리 인하가 쉽지 않거나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연준 내부에서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20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세가 몇 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2026년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시장 연착륙이라는 기본 시나리오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SC는 "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하락 시나리오(가능성 30%)에선 인플레이션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연말 금리 전망.

출처 : CME 홈페이지 캡처

◇ "BOJ, 이르면 4월 금리 인상…늦어도 6~7월"

BOJ에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19일 마무리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번 기자회견이 전체적으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향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우에다 총재는 경제·물가 상황을 보며 그때그때 판단하겠다며 명확한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나뉘었다.

일각에선 BOJ가 이르면 4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NP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의 최대 변수는 중동 정세"라며 "상황이 진정된다면 4월 금리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그는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면 경기 부담을 고려해 한동안 관망세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켓컨시어지의 우에노 야스나리 대표는 "결국 환율 수준에 달려 있겠지만 빠르면 4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카이치 정권이 강하게 반대하지 않는다면 BOJ는 단칸(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이나 지점장 회의 결과 등을 근거로 금리 인상의 명분을 만들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6년 춘계 노사협상(춘투)에서도 현재까진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 답변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유가 상승이 기조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는 BOJ가 이보다 더 늦은 4월 이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BOJ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6월 금리 인상을 제시했다.

ING는 "BOJ가 최근 공급 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과 이것이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NG는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또한 현재 달러-엔 환율을 160엔 아래로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BOJ가 차기 금리 인상에 대해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이지만 BOJ는 6월에 다음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홍콩의 프레드 노이만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4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지만, 신중한 전망을 고려하면 BOJ는 상황이 더 명확해지는 여름 후반에 금리를 긴축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우에다 총재는 향후 몇 달 동안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하방 및 상방 위험을 모두 강조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동 분쟁의 향후 몇 주간의 전개와 그것이 세계 에너지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시게토 나가이 일본경제 책임자는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고려해 BOJ가 차기 금리 인상을 6월에서 7월로 연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BOJ는 2027년 1분기와 3분기에 걸쳐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mjlee@yna.co.kr

이민재

이민재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