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산업의 한 축인 보험업권이 위상에 맞게 국내 경제에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기자와 만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보험업권의 생산적 금융 관련 규제 완화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2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향후 5년간 총 4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상생'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우선 생산적 금융에 향후 5년간 총 40조원을 투자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전체 투자 중 약 8조원은 혁신 기업과 국가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 투입된다. 반도체,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집중 투자해 실질적인 고용 창출과 기술 혁신을 견인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국민성장펀드가 조성하는 간접투자 펀드에 자금을 공급하는 LP(유동성 공급자)로 참여하거나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출·지분 참여가 가능하다.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인수할 수도 있다.
예컨대 삼성생명은 첨단산업 및 관련 밸류체인과 사회기반시설(SOC) 위주의 투자를 위해 전담조직을 꾸리고 성과보상체계(KPI) 설정 등 내부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메리츠화재도 모험자본 공급 확대 전담 조직을 신설 및 심사 전문 인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5천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험업권은 자산 운용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포용 금융에도 2조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거나 혜택을 늘린 상생보험 상품 공급이 확대된다.
다만, 보험업계는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현재 규제 체계에서는 투자 여력이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지분 투자에 따른 자본 부담이 큰 만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관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투자처를 특정할 수 없는 블라인드 펀드도 내부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만기가 길어야 보험사들의 투자 유인이 발생하지만, 생산적 금융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경우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해 10년 이상의 '장기 인내자본'이 적합한 보험업권에 입맛에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가 국채 중심의 운용 전략만 이제는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산 운용 전략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보험사가 생산적 금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벤처 투자에 대한 위험계수 하향조정 등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위험계수는 보험사가 특정 자산에 투자할 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자본비율로 높아지면 킥스 악화로 이어진다.
유럽연합(EU)의 '솔벤시Ⅱ' 등 글로벌 규범을 고려해 자본규제 개선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보험업권의 장기 자본이 국내 첨단산업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가운데)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 라운지에서 열린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2.25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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