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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원도 돌파한 달러-원…전문가들 "위로 더 열려있다"

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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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러-원 일별 추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신윤우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10원대 후반까지 급등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경고한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하자 외국인 주식 자금 이탈과 달러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2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정규장에서 1,517.40원까지 상승했다.

정규장 마감 직후 오후 3시35분께는 1,518.40원까지 상단을 더 높였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에는 일부 하우스에서 고점 인식 속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되며 오름폭을 일부 줄이기도 했으나, 정규장 막판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재차 확대되며 고점을 더 높였다.

◇트럼프 '최후통첩' 임박…위험회피 심리 급격 확산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요인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압박했다.

해당 시한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8시44분(미 동부시간 23일 오후 7시 44분)이다.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코스피는 이날 6% 넘게 급락해 단숨에 5,400대로 밀려났다.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9달러대로 올랐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선을 웃돌았다.

아시아장에서 달러인덱스는 한때 99.8대까지 급등하며 재차 100선을 위협했다.

신영증권은 이날 주간전망 보고서에서 "산유국의 에너지 인프라가 훼손될수록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종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란의 협상파 지도자를 이스라엘이 제거한 점도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과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현재까지 상황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달러 매수로 쏠린 수급…"원화 유독 약세"

특히, 정규장 마감 직전 수급이 달러 매수로 쏠리면서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장 초반에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상단을 제한해 팽팽한 수급 공방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장중 커스터디 달러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환율 하단을 강하게 지지했다.

위험회피 심리로 인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천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3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도다.

여기에 장 마감 무렵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달러 매수까지 겹치면서 환율 상방 압력이 커졌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국계 대형 IB가 마감 무렵 달러를 매수했다는 소식도 있다"며 "원화가 유독 약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고점 단정 어려워"…변동성 확대 경계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높은 변동성 속에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단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원화 약세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제는 고유가 장기화를 점점 경기 예측에 반영하는 상황"이라며 "종전이 아니라 일시적인 긴장 완화로 쉽게 장이 돌아설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타격받은 에너지 시설이 너무 많고,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면서 "유가가 조금 빠지면 분위기가 개선되는 국면을 넘어섰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으로 설정한 시한이 다가온 만큼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참가자들은 당부했다.

시중은행의 한 스팟 주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시한이 임박하면서 장중 긴장감이 높아졌는데, 우리나라는 대외 환경에 워낙 취약하다 보니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중 배당 이슈도 있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도 크다 보니 (상방)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이어 이란도 '강대강' 전략으로 맞붙으면서 원화 약세가 촉발됐다"면서 "현재 상황을 게임이론 중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 상태로 볼 수 있기에,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꽁무니를 뺄 수도 있겠지만, 에너지 공급망이 파괴된 부분이 많아 (관련 시설이) 당장 정상화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안 좋은 쪽을 더 보기 시작했다"며 "지금이 고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백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syjung@yna.co.kr

ywshin@yna.co.kr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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