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손지현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중동사태에 따른 유가 리스크에 더해 금리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
국고채 금리 급등에 국내 기관들의 손실 부담이 가중되면서 손절에 손절을 거듭하는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 속에서 포지션을 늘려왔던 곳도 상당한 터라 최근의 시장 충격이 더욱 뼈아프게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거듭된 손절로 얇아진 투자 심리에 기댈 곳조차 없다는 점이다.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주시하면서도 이번 사태의 근원이 중동발 유가 급등인만큼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금리 인상론에 패닉, 복구 어려워진 채권시장
24일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1.8bp 급등한 3.630%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민평이 3.6%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지표는 지난 18일 3.265% 수준이었으나 3영업일 간 가파르게 상승해 3.60%대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민평 역시 3.610%에서 3.885%까지 레벨을 높였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에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의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까지 더해진 여파다.
신 후보자 지명으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 데다 중동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패닉 장세에 기름을 부었다.
과도한 금리 상승세에 국내 채권 운용 기관들의 손실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미국의 경우 연내 금리 인상 프라이싱이 안 됐으니 오르는 게 당연하지만, 한국은 이미 2회 이상의 인상 프라이싱에도 계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채권 가격 폭락으로 시장은 이미 자생력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정책 기대감으로 매수에 나선 곳들도 고요한 당국 움직임에 손절에 손절을 거듭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의 기대감이 한순간에 뒤바뀐 점도 국내 기관들의 손실 부담을 가중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당국이 WGBI 편입 등을 앞두고 금리 안정화 및 매입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내 기관들의 포지션이 꽤 쌓여있었다"며 "이어 패닉 장세가 나오면서 국내 기관들의 손익이 더욱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댈 곳 없는 시장…당국 개입 기대 속 비관론도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당국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의 패닉 장세가 통화 긴축 우려로 가속한 만큼 당국의 안정화 발언만으로도 낙폭을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앞서 당국은 시장 안정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필요시 적정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가중되고 있다.
A 딜러는 "시장 안정화 의지를 드러냈던 당국이 국고 3년물이 하루에만 20bp 상승하는 약세장을 용인하는 게 의아하다"며 "시장 폭락 시 개입을 해야 효과가 커지는 데 후행적인 움직임은 투입 시간과 자금을 더 늘릴 수밖에 없는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 역시 "지난주 이수형 금통위원 발언 이후 시장금리 상승에도 한은은 딱히 왈가왈부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상 생각이 없다면 현 사태에 대한 대응을, 인상 준비에 나선 시점이면 명확한 메시지를 확실하게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시점의 패닉 장세가 국제 유가 등의 대외 재료 영향인 만큼 당국 조치에 거리를 두는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패닉 장세 당시와는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D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지금은 전쟁 변수가 너무 크다 보니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채권이 밀릴 수도 있어 보인다"며 "개입 등의 조치가 의미는 있겠지만 효과가 있는 타이밍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냥 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개입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E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제는 당국이 개입에 나선다고 해도 효과를 정확히 볼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도 않는다"고 했다.
국고채 입찰이 줄줄이 예정된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앞선 E 딜러는 "특히 이번 주 입찰과 정례 모집 및 다음 주 주요 입찰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데, 이를 거치면서 시장이 아예 더 망가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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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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