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이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에서의 기업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화는 물론 서울 채권시장 패닉 장세로 원화 시장에서의 조달까지 적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공모 한국물 올스톱…변동성 고조에 눈치보기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이달 초부터 전일까지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달러채는 물론 캥거루본드의 이종통화 발행물까지 역대급 흥행 기록을 경신했으나 이달 들어 북빌딩(수요예측) 자체가 자취를 감췄다.
이달 초부터 달러화는 물론 유로화와 호주달러 채권 등의 발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미국과 이란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기업들이 선뜻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맨데이트 공표에 나서 이번 주 조달 재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이 발목을 잡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간 21일 오후 7시44분(한국시간 22일 오전 8시44분) 이란을 향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최후통첩을 했다.
다만 한국물의 경우 중동 사태 속에서도 유통시장에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채권 발행 시장의 경우 중동 사태에도 시장 여건이 개선된 날을 중심으로 반짝 조달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이다. 변동성 고조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높아지면서 발행사들이 추가로 일정 수준의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48시간 최후통첩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주 조달을 둔 불확실성도 커졌다.
한국물 관계자는 "NIP을 감수하고 조달할지 말지는 발행사의 결정인데 아직까진 전반적으로 좀 더 시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발행사마다 조달 등을 두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차츰 NIP에 대한 입장은 나뉠 것"이라며 "48시간 최후통첩 영향에 따라 다시 시장이 열릴지 여부가 결정될 터라 일단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일부 쟁점에 합의했다며 이란 발전소 폭격을 닷새 미뤄 조기 종전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 아무런 협상이 없었다고 반박한 만큼 중동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패닉 장세에 국내도 적신호…'AAA' 공사채 연기도
한동안 견조한 발행세를 이어갔던 원화채 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하면서 서울 채권시장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1.8bp 급등한 3.630%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민평이 3.6%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 금리가 튀어 오르면서 기업들의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금리 급등으로 기관들의 투자심리 또한 위축된 터라 수요 확보를 둔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에 한국전력공사(AAA) 등 일부 공기업은 이날로 예정했던 채권 입찰을 연기하고 조달 시점을 다시 살피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를 높이면 수요는 있겠지만 발행사가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이번 주에도 공사채 입찰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유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했다.
최근까지도 언더 발행을 이어갔던 회사채 시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다행히 주주총회 시즌인 터라 발행물이 많진 않지만, 그간 시장 위축 등으로 조달을 미뤘던 곳이 상당해 내달 재개 가능성으로 시선이 쏠렸기 때문이다.
IB 관계자는 "다행히 지금은 회사채 발행이 미미한 시기라 당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내달 발행 재개 시점엔 높아진 금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1년째 조달을 미루던 곳들도 있었던 터라 계속되는 시장금리 상승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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