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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이사회 '11대4→9대5'로 재편…최윤범 우위 지속

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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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서 최윤범 3명 vs 영풍·MBK 2명 이사 선임

주총 끝났지만 양측 갈등 수년 더 이어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24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4년 9월 최윤범 회장과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뒤 세 번째 주총이다.

이날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주총에서 5명의 이사가 선임되며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9명(크루서블JV 포함) 대 영풍·MBK 측 5명으로 재편됐다. 지분율에서 밀리는 최 회장이었지만 이사회 과반과 자신의 이사 자리를 지켰다.

개회 선언하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 선언하고 있다. 2026.3.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

◇ 최윤범 회장, 이사회 우위 지켰지만 이사 수는 줄어

기존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11 대 4(직무집행정지된 4명 제외)로 최 회장이 앞서 있었다. 이번에 퇴임한 이사 6명은 최 회장 측 5명, 영풍·MBK 측 1명이었다. 새로 집중투표를 활용해 선임된 이사는 최 회장 측 2명,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크루서블JV 측 1명, 영풍·MBK 측 2명이다.

구체적으로 월터 필드 맥랠런(크루서블JV 추천), 최윤범, 황덕남, 최연석, 이선숙 후보(다득표순)가 이사로 뽑혔다. 상위 득표 3인은 최 회장 측, 나머지 2명은 영풍·MBK 측으로 분류된다.

이날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은 이사 5명, 영풍·MBK는 이사 6명을 집중투표로 뽑자고 제안했는데, 표결 결과 5명을 뽑는 것으로 확정됐다. 5인 선임안이 63%의 찬성표를 얻으며 6인 선임안(52%)를 제쳤다. 최 회장 측은 개정 상법이 시행되는 9월 전에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이 2명 있어야 하는 만큼 한자리를 공석으로 두자며 5명을 주장했고, 영풍·MBK는 현 경영진과 결을 달리하는 이사를 가능한 많이 선임해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6명을 내세웠다.

이어진 집중투표에서는 해외 기관투자자의 집중투표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양측이 부딪혔다. 영풍·MBK는 행사되지 않은 의결권은 그대로 두고 집계하자고 했고, 고려아연은 미행사 의결권이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한다면서 이를 비례적으로 이사 후보자들에게 배분하자고 주장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대표이사는 영풍·MBK가 주장한 대로 집계했어도 이사 선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영풍·MBK와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을 각각 42%, 28% 안팎으로 추정했다. 작년 12월 신주 11%를 취득한 크루서블JV를 포함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더 올라간다.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2026.3.24 [공동취재] jieunlee@yna.co.kr

◇ 양측 의견 갈린 정관 개정안 모두 부결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 외에 13건에 달하는 정관 개정안도 다뤄졌다.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선제 확대하자면서 최 회장 일가의 회사 유미개발이 제안한 정관 개정안은 영풍·MBK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최 회장 측이 유리한 '3% 룰'이 적용되는 이민호 사외이사(감사위원)의 분리선출은 표결되지 못했다.

이번에 영풍·MBK는 다섯 가지 정관 개정을 제안했다. 주식 액면분할과 신주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 집행임원제도 도입, 주주총회 의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변경, 이사회 소집 절차 변경(1일 전→3일 전) 등이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 이사회도 찬성 의사를 밝힌 이사회 소집 절차 변경 안건만 가결됐다.

이 밖에 양 진영 사이의 견해차가 크지 않은 정관 개정안들은 수월하게 통과됐다.

정관 개정은 출석주식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특별결의)이 필요하다.

이날 주총은 당초 오전 9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위임장 확인 등 문제로 3시간 넘게 지연됐다. 결국 낮 12시 4분이 돼서야 의장을 맡은 박기덕 대표이사가 개회를 선언했다. 이후에도 여러 절차적 문제로 수시로 정회가 선언됐고, 의안별 개표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참석자 사이에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지연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2026.3.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

◇ 바람 잘 날 없는 고려아연 주총…불씨 여전

양측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주총을 앞두고 날 선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사칭해 의결권 위임장을 수집했다면서 고소에 나섰고, 영풍·MBK는 과거 최 회장의 개인 투자 관련 사익편취 의혹을 제기했다.

또 양 진영은 주총에 앞서 의결권 자문기관이 보고서를 발간할 때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하는 데 사용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글래스루이스는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9일 최 회장을 포함한 이사회 추천 이사 후보에게 아무도 표를 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장에 파장을 남겼다. 당시 국민연금은 이들 후보자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24년 차입을 동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저가 유상증자 시도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크루서블JV 추천 후보 1명과 영풍·MBK 추천 후보 3명에게 의결권을 나눠서 행사했다.

주총이라는 한고비를 넘겼지만, 양측의 갈등은 수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영풍·MBK와 최 회장 모두 고려아연을 지배하려는 의지가 여전해서다. 작년에도 3월 정기주총 직후 한동안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사례가 줄었지만, 연말로 가면서 신주발행 등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이 격화했다. 올해도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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