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80% 미만…하나 끄고 나머지 생산 확대 고려
정부 '납사 수출 제한' 의지 강력…조기 가동 재개 가능성도
(세종=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화학이 납사 분해시설(NCC) 1기 가동을 중단하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중동 사태 확산에 따른 원재료(납사) 수급 차질 여파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생산과 매출 감소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결정이 나머지 NCC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기회가 될 수 있는 데다, 정부가 납사 수출 제한 등이 담긴 '긴급 수급 조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NCC 1기 가동 중단…'재고 효율화' 고려
25일 업계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여수 NCC 2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란 전쟁 등으로 납사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일부 공장을 멈춰 세우기로 한 것이다.
이날 즉시 가동 정지에 들어갔지만,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일단 중동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려보겠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이번 결정은 에틸렌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LG화학[051910]이 여수 NCC 2공장을 돌려 일으킨 연 매출은 지난 2024년 기준 2조4천885억원이다. 가동 중단 기간 등에 따라 손실 규모가 최종 결정되겠지만, 기본적으로 매출에 마이너스(-) 요소인 건 맞다.
다만 LG화학이 재고 효율화 측면에서 셧다운을 결정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석유화학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아 원재료 수급 이슈가 없을 때도 공장을 100% 돌리진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동률을 대략 70~80% 수준으로 본다.
LG화학은 에틸렌 생산능력(캐파)이 '국내 1위'인 기업이다. 여수 2기, 대산 1기 등 NCC 3기를 합해 총 330만톤 규모다. 이번에 멈춘 여수 2공장의 규모가 80만톤, 1공장은 120만톤이다. 대산에 있는 NCC 규모가 130만톤으로 가장 크다.
바꿔 생각하면 아직 가동률에 여유가 있다. 이는 2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나머지 NCC 2기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추가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생산량 감소를 완벽히 상쇄하진 못하더라도,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영향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는 뜻이다. 회사 입장에선 한정된 재고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수급난에 칼 빼든 정부…'납사 수출 제한' 임박
하지만 이 역시도 원재료인 납사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LG화학을 비롯한 석화기업들은 납사의 절반 정도를 국내 정유사로부터 공급받고, 나머지 절반은 해외에서 들여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정부가 나섰다. 이번 주 내로 납사 긴급 수급 조치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유사들의 납사 수출을 제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게 골자다. 이를 추가 공급선 확보와 병행할 경우 업계 내 '셧다운' 확산 시점을 당초 예상했던 4월 말, 5월 초보다 더 늦출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납사의 경우 생산·도입을 보고하고, 매점매석을 금지하며,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긴급히 수급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가 정유사의 납사 수출을 제한하면 국내 석화사의 원재료 확보가 훨씬 수월해진다. 심지어 국내 물량 확대 시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LG화학이 여수 2공장 가동 재개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
특히 양 실장은 LG화학의 NCC 가동 중단에 대해 "가장 작은 공장을 하나 세운 다음에 나머지 큰 시설의 가동률을 올려 경제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에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진 조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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