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파시즘에 빠져들고 있다. 지금 한국을 뜯어고치지 못하면 파시스트가 지배하는 계급사회가 올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23년 책 '수축사회'로 스타작가 입지를 굳힌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가 신간 '더 센 파시즘'을 들고 돌아왔다. 추상적인 정치 이론과 사상들을 늘어놓은 책이 아니다. 한국의 미래 번영을 위한 방법론을 풀어쓴 해법서다.
책 '더 센 파시즘'은 인공지능(AI) 혁명과 인구 절벽으로 오늘날 100년 전의 파시즘보다 더 위험한 파시즘이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현대사회가 수축사회로 들어서면서 불평등과 불공정, 불확실, 불안정이라는 '4불(不) 현상'이 사회의 굵직한 리스크로 떠올랐단 분석이다.
저자는 100년 전의 파시즘과 오늘날의 파시즘을 심층 비교해 공통점을 찾아냈다. 1930년대 독일인과 미국인, 2026년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가상의 인생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대 불확실성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파시즘의 출현은 정서적 불안정,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한계, 역사적 우연이 맞물린 결과라는 결론에 이른다.
책은 자유주의·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반감, 종교와 파시스트의 결탁, 사람의 기계화와 독점 자본주의가 초래한 양극화, 스페인 독감이나 공산 혁명 같은 역사적 사건들이 어떻게 파시즘을 불렸는지도 설명한다.
현대 들어서는 AI가 위기를 부추겼다. AI 알고리즘은 인간의 무의식을 해킹하고, 가짜정보와 음모론이 끝없이 확산하며 대중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기술 변화로 불안함을 느끼는 대중은 자발적으로 강력한 독재자에 의존하려는 파시즘적 경향이 뚜렷해진다. 이는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이론에서 설명하는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연결된다.
전작인 '수축사회'가 성장을 낙관할 수 있던 팽창사회의 퇴장에 주목했다면 이번 책은 수축사회에서의 불안을 돌파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100년 전 독일의 히틀러와 미국의 루스벨트가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택한 것처럼, 우리가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루스벨트가 단행했던 뉴딜 혁명 이상의 생존 전략인 'K-구조 전환' 핵심 설계도를 제시한다. 과거 뉴딜이 대공황 극복을 위해 복지와 국가 인프라의 기틀을 닦는 데 집중했다면, 'K-구조 전환'은 그땐 없었던 AI 혁명과 초고령화라는 난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다.
구체적으로 홍 작가는 가짜정보와의 전쟁을 통한 진실의 회복, AI 시대에 걸맞는 교육체계 개편, 리더와 엘리트의 각성을 통한 '사회적 신뢰' 재충전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도대체 왜 그럴까', '극우 보수인 사람들의 기본 속성은 뭘까', '10년 후 세상을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부터 해야할까.' 우리 세대가 알쏭달쏭해 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이 책에 모두 담겼다.
홍 작가는 "독자들은 지금 우리가 겪는 혼란이 단순한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수축사회라는 냉혹한 생존 게임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미래 설계도를 손에 쥐길 바란다"고 말했다.
1세대 증권맨 출신인 홍 작가는 평사원에서 사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으로 불린다. 1986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홍 작가는 이후 리서치센터장과 미래설계연구소장, 대우증권 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말 대우증권 사장이 됐다. 2016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며 자진해서 회사를 떠났다.
애널리스트 시절 1997년 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해 '미래학자' 수식어를 달게 된 그는 21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됐다. 미래를 밝힐 정치 해법을 내놓는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업계는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을 누비는 현역이다. 이번 9번째 책 출간으로 홍 작가는 여전히 전례 없는 기록을 써가고 있다.
『더 센 파시즘』, 메디치미디어. 360쪽.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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