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수주 무색게 한 호르무즈 봉쇄…장기화 시 수익성 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중동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에 기회의 땅이었다. HD현대[267250]의 중후장대 계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쟁사 대비 우월한 중동 매출과 수주를 바탕으로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HD건설기계[267270]는 실적·주가를 역대급으로 갈아치웠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불확실성에 노출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물류비 불안 암초를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분석됐다.
25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조7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천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사상 최대다.
HD건설기계는 작년 건설기계 제품에서만 5조7천3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새 시대를 예고했다. 올해는 이 규모가 6조원 이상으로 성장하도록 목표를 잡았다.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두 기업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두 배가량의 수익률을 가져다줬다.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1년새 2.7배가 됐다. HD건설기계는 같은 기간 88% 뛰었다. 모두 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대로 신기록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이란 전쟁이 터졌다. 경쟁사보다 빠르게 현지 시장으로 발을 넓혔기에 사태 추이를 특히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HD현대일렉트릭은 작년 매출의 약 21%가 중동에서 나왔다. 연간 수주에서는 10% 이상을 책임졌다. HD건설기계는 중동·아프리카(MEA) 지역 건설기계 제품 매출이 18% 정도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동이 포함된 신흥지역 비중이 33%에 육박했다. 사우디 네옴시티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자원 개발의 수혜주로 지목된 이유다.
이들의 수출 품목은 중동 지역의 원활한 물류 시스템이 필수다. 그런데 지난 한 달간 중동 노선의 상하이운임지수(SCFI)가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납품을 제때 완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증권가에서는 선복 확보 차질 시 매출 인식이 늦어지고 재고 관리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쟁이 예기치 못하게 장기화해 면책을 위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는 시나리오가 최악이라고 판단했다.
HD현대 계열사들은 비축된 재고 물량과 강력한 영업망, 발주처와의 협상력 등으로 위험 요소 관리에 나서야 하는 시기다. 현재까지는 사업에 즉각적인 치명타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며 역내 사태를 모니터링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펀더멘털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중동 노선의 운임 폭등이 수익성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가정은 깔고 가야 할 것 같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주 잔고의 '양'보다 물류망 통제 능력이 2026년 상반기 성적표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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