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SK하이닉스 주주총회장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았다. 주가가 지난해 20만원대에서 100만원대로 급등했음에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주 발행'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한 영향이다.
여기에 회사가 '100조원 이상' 현금 확보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주주환원보다 투자 재원 축적에 무게를 둔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ADR 발행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익이 충분한 상황에서 왜 신주를 발행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주주는 "돈을 잘 벌고 하면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다음에 그 자사주로 ADR을 상장하면 되는 것 같은데 왜 굳이 신주를 발행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논란의 핵심은 현금 정책이었다.
해당 주주는 "작년에는 30조~40조원 수준이던 (순현금) 목표가 올해는 100조, 그것도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이처럼 계속 규모를 키우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안정적인 투자 집행을 위해 대규모 현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순현금 100조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곽노정 사장은 ADR 상장 방식에 있어서는 "순서의 문제일 수 있다"라며 "저희가 목표로 하는 현금의 규모가 있기 때문에 동시에 진행하려다 보니 순서가 좀 바뀌는 것이고 그건 나중에 가서 말씀하신 형태로 결과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곽 사장은 이날 ADR 발행 방식과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주들은 실적 대비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한 주주는 영업이익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데도 이익 대비 배당이 적다며 "특별 배당이라도 해서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도 "이 정도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며 "주주들은 배당 확대와 주가 상승을 원하지만, 회사는 현금 축적과 투자 확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언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이게 주식회사인지 의문"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면서 현장 분위기는 한층 격앙됐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도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대규모 투자와 재무 안정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곽 사장은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며 투자, 주주환원,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 검토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주주들은 '미래 투자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현재의 이익에 대한 환원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산업부 윤영숙 차장)
[출처: SK하이닉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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