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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중복상장, 모기업 가치 30% 떨어뜨려…韓증시 구조적 할인요인

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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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기업 350곳 넘어 일괄규제 쉽지 않아

IPO 통한 자금조달 영향도 고려해야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촬영: 정수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자회사의 중복상장이 모기업의 가치를 30%나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의 가치도 20% 하락해 우리나라 증시의 구조적 할인 요인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규제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다수 기업이 중복상장 중인 데다 기업공개(IPO)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중복상장 쟁점과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자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 기업가치가 상장 이전 대비 30% 이상 저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복상장은 이익이 두 번 집계되며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대표적으로 2020년 LG화학,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물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이를 일반주주에게 불리한 사건으로 평가해왔다.

남 연구위원은 중복상장 이후 자회사 대비 모회사 가치 비율이 평균 0.73 수준에 그쳤으며, 이는 자회사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주효했다고 해석했다.

중복상장된 자회사 역시 일반 신규 상장기업보다 기업가치가 20% 이상 낮게 평가되는 등 모자회사 모두에서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가 확인됐다.

자회사 상장 전후 모회사 기업가치 변화 및 모자회사 기업가치 비율 히스토그램

[출처: 자본시장연구원(남길남, 2022)]

남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시장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 연성규범으로 상장기업 간 지분 관계 해소를 유도했고, 중복상장 자회사 일반주주의 모회사 대상 기업가치 제고 압박을 지속했다. 그 결과 2014년 324개(9.5%)였던 중복상장 자회사 수는 지난해 216개(5.6%)로 줄었다.

그는 중복상장 구조를 단기적으로 일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일본 사례 등을 참조한 점진적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복상장 모회사 수가 350개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규제 시 대규모 지분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발적 상장폐지나 공개매수가 확대될 수 있어 가격 공정성 훼손이나 소수 주주 축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한 배터리, 바이오, 로봇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IPO가 핵심 자금조달 수단이 되는 만큼 이번 규제로 해당 조달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남 연구위원은 복합적인 상황에서 제도적 장치와 연성규범을 조화시킨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규제를 도입할 때 기존 물적분할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초점에서 나아가 중복상장 모회사와 자회사 일반주주 보호로 대상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으로 인한 이해충돌로 자회사 일반주주의 문제제기가 증가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남 연구위원은 3차례 상법 개정을 통해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원칙이 마련된 만큼, 해당 원칙이 잘 정착된다면 연성규범의 유연한 설계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중복사장 쟁점과 개선방향 토론회

[촬영: 정수인 기자]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도 모든 과정에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원칙 이행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내 신규 중복상장과 관련해 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반 주주들에게 그 필요 및 전체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이유를 충실히 설명하고, 주주총회에서 소수 주주의 다수결 제도를 통해 승인을 받는다면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회사 주식 전부를 모회사 주주들에게 나눠주면 별도의 공정성 확보 절차 없이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경우 배당소득세 면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중복상장 규제 도입 취지는 공감하나, 벤처·혁신기업의 건전한 사업재편 및 확장 경로까지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도록 세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안 부회장은 벤처투자 회수수단 중 IPO가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복상장 규제는 벤처투자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크게 저해한다고 봤다. 기술 M&A나 IPO가 스케일업을 위한 핵심 경로인 중견·중소기업 계열사 입장에서 중복상장 심사를 제외하거나 완화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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