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서울 채권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조달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조달금리 또한 가파르게 치솟은 데다 투자 수요 확보 또한 녹록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공기업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발행 연기에 나서거나 물량 조정 등으로 가산금리(스프레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의 경우 변동금리부채권(FRN) 조달로 금리 변동성을 피하고자 하는 투자 수요를 잡고 있다.
26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한국가스공사(AAA)는 입찰을 통해 1천8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1천200억원, 600억원 규모다.
가스공사는 당초 3년과 5년물을 각각 1천억원 안팎의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다.
사실상 입찰 결과를 고려해 3년물을 늘리고 5년물을 줄인 셈이다.
이는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풀이된다.
가스공사는 물량 조정으로 3년과 5년물 발행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각각 +2bp, -1bp 낮은 수준으로 확정했다.
입찰 전일 기준 가스공사의 5년물 민평이 4.008%였다는 점에서 언더 발행 시 4%대 금리로의 진입을 막아낼 가능성이 커졌다 것이다.
문제는 실제 발행금리는 입찰 전일이 아닌, 발행 전일 민평을 기준으로 산출된다는 점이다.
이번 채권의 발행일은 26일로, 입찰 후 국고채 금리가 뛰면서 가스공사의 개별 민평 역시 4.302%로 상승했다.
민평금리가 높아지면서 공기업들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률 매력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크레디트 채권만 봤을 때 금리 레벨이 높아 보이긴 하지만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로 보면 넓어졌다고 말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저 정도 금리면 차라리 유동성이 높은 국고채를 사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일례로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물 기준 'AAA' 공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는 32.5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1월 중순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확대 기류를 이어가다 이달 들어서는 다소 축소되기도 했다.
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과 달리 투자 매력 부각은 덜 한 터라 시기 조절로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도 드러난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이튿날 공사채 입찰을 앞뒀던 'AAA' 공기업들이 연기를 결정하기도 했다.
서울 채권시장 패닉 장세가 연출되자 투심 위축의 여파를 피해 가기로 한 것이다.
당시 한국전력공사는 24일로 예정됐던 2년과 3년물 입찰을 미루고 같은 날 58일과 59일물 전자단기사채 조달에 나서면서 단기 시장으로 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채의 경우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으로 조달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에만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만기 1년 안팎의 FRN 발행을 위한 모집에 나섰다.
모두 1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에 스프레드를 더한 방식이었다.
FRN은 금리 변동성을 비교적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덜하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한은 총재 지명 이후 금리 인상 공포가 커지면서 크레디트물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낮아졌다"며 "은행권은 FRN 발행으로 조달세를 겨우 이어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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