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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發 장기 금리 충격…2022년과 같은 점과 다른 점

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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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주요국들의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충격으로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했던 지난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이 재연될 것인지 주목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지난 23일 한때 4.4%대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만기 영국 금리는 지난 2008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올라섰고, 독일 또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치솟았다.

주요국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무엇보다 유가 고공 행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기업인 토탈에너지스의 경영진은 에너지 가격이 이번 여름부터 9월까지 매우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많은 유전이 생산을 중단했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나프타 등 소재 가격도 연이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채권시장 내 통화정책 전망이 빠르게 바뀐 것도 장기 금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일 기준 영국 금리 선물시장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내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약 70% 정도 반영했다. 연내 금리 인상 횟수도 2~3회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지적했고, 이에 따라 유럽 채권시장은 연내 2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지는 분위기다.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채권)은 이를 반영하며 단기 구간 중심으로 오르는 '베어 플래트닝' 기조가 나타났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대해 독일의 메츨러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 2022년 시장 환경이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이 운용사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 시장 환경이 유럽 국가들이 지난 2022년 직면했던 혹독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자재 가격 총격으로 유럽 지역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졌고, ECB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야만 했다. 당시 채권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하락했다.

물론, 현재 상황이 지난 2022년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에는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기업 및 소비 활동이 회복기에 접어들며 수요 증가가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해 금리 인상에 신중했고, 2022년 에너지 가격 쇼크가 발생하자 뒤늦게 금리 인상에 나섰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린토 전략가는 "지난 2022년과 다르게 지금은 원유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의 수준도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2022년 2월 연준의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0.25%였으나 현재는 3.75%다.

인플레이션 수준도 지난 2022년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율(BEI)은 현재 2.3% 부근을 나타내지만, 지난 2022년에는 한때 3%까지 오르기도 했다.

노무라증권의 코시니미 나오카즈 선임 전략가는 "지난 2022년에 비해 현재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 규모가 작고 노동시장의 긴축 정도도 덜하다"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고착 가능성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주요국 10년 국채 금리 추이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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