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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LG그룹 부회장의 '진정성'

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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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LG그룹은 이사회 의장을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게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권봉석 ㈜LG[003550] 대표이사(부회장)는 26일 LG그룹 주요 상장사의 '사외이사 의장 체제' 전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주사 ㈜LG의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하던 중 관련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다.

최근 상법 등 법률 체계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데다, 시장에서도 이사회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경영 개선에 나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변화한 시대와 그에 따라 달라진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환영사 하는 권봉석 LG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 답변 내용 자체는 그리 새롭지도, 특별하지도 않았다. 재계 전반에 불고 있는 이사회 선진화 바람에 LG그룹도 동참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이사회 등 투명한 지배구조(G)와 환경(E), 사회적 책임(S)을 묶은 'ESG 경영'은 더 이상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제대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외부 투자 등을 유치하려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기본 조건이 됐다.

그럼에도 권 부회장의 발언이 진정성 있게 들린 건 그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에겐 이사회 의장 교체가 단순한 '회사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다.

권 부회장은 최근 그룹의 기조에 발맞춰 맡고 있던 3개사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LG전자[06657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유플러스[032640]다.

이는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권한의 일부를 내려놓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LG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겠지만, 권 부회장 역시 같은 생각을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했다.

권 부회장이 다수의 계열사에서 이사회 활동을 하는 건 지주사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이자, 구 회장과 더불어 ㈜LG의 각자 대표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LG에선 사내(대표)이사였지만, LG전자와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 지주사와 사업회사 간 다리 역할을 하며 시너지 제고를 꾀했다.

수많은 명함 탓에 때론 너무 권한이 집중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겸직이 지나치게 많아 현실적으로 모든 업무에 집중하긴 어려울 거란 우려였다.

권 부회장은 이번에 모든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려오며 LG유플러스는 등기임원도 사임했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이사회 선진화를 추진했고, 권 부회장은 이 같은 지적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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