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요 맞춰 CP로 발행…크레디트물 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반도체 대기업이 단기자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를 넘어 다른 발행사까지 수혜가 확산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한 곳은 증권사 신탁 계정을 통해 올해 수조 원대 채권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풍부한 자금은 증권사 랩·신탁 계정으로 유입하면서 한동안 위축된 시장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랩·신탁 채권 부문은 '채권 돌려막기' 사태로 주요 증권사가 기관경고와 수백억 원 규모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운용 규제 또한 강화되면서 수익률 매력이 떨어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증권사 신탁 관계자는 "주식시장 호황으로 채권형 신탁 자금이 말라가는 상황에 그나마 반도체 기업의 자금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AA0 이상의 증권사 신탁에 유입된 자금은 연초부터 수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만 1조 원 넘게 자금이 집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시장에 만기 1년 쪽 수요는 이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반도체 자금이 단기자금 시장에 유입하면서 발행시장 온기가 증권업계를 넘어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대기업이 투자 대상을 AA급 이상 발행사로 한정하면서 사실상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 수요는 어느 정도 충족된 상황이다. 이후 다음 타자로 카드사 CP가 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특히 여전채 등 크레디트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한 만큼, 카드사가 만기 1년 CP 발행으로 자금 조달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전날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1천억 원 규모의 1년 CP를 발행하는 등 카드업계 발행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다.
신탁 관계자는 "크레디트물 시장 상황이 안 좋다"며 "금리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여전채 발행을 생각하다가 최근 CP로 선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증권사의 CP 발행물이 소화되고 나면 다음 반도체 자금 행선지는 카드사 CP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촬영 이지은] 2022.1.5 [촬영 김성민] 2024.10.24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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