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회의할 때 사각 테이블보다 라운드 테이블을 선호합니다. 라운드 테이블이 없다면 마주 앉는 것을 선호합니다. 회의에 임하는 순간 모든 구성원은 같은 눈높이에서 자유롭게 토의하고 본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간부들께서도 이 점 꼭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5일 공식 취임한 iM증권 박태동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일성이다. 거창한 실적 목표도, 영업 전략도 아니었다. 회의 테이블의 모양부터 바꾸자는 이야기였다.
전달 방식부터 달랐다. 박 대표는 취임 당일 사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임직원들과 실시간 라이브로 취임사를 진행했다. 댓글창으로 소통하고 퀴즈를 내 경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한 사내 관계자는 "20년 넘게 회사를 다녔지만 실시간 라이브로 취임사를 한 대표는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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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취임사에서 "증권사의 발전은 전략보다는 문화에 있다"며 수평, 프로, 실질, 긍정의 4가지 기업 문화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수평의 문화'다. 사각 테이블에서 T자형으로 앉으면 자연스레 상석이 생긴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누구나 같은 눈높이다. 그가 테이블 모양을 꺼낸 이유다.
'프로의 문화'도 강조했다. "내가 이 사업의 전문가이고, 이 프로젝트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생각으로 일에 임해야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서 간 역할과 책임(R&R)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의 업무적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적인(static) R&R을 버리고, 시장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바꾸는 동적인(dynamic) 조직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가 말한 '실질의 문화'다.
마지막은 '긍정의 문화'다. 박 대표는 일본 관상용 잉어 '코이의 법칙'을 꺼냈다. 작은 어항에서는 5cm밖에 자라지 않지만 연못에서는 20cm, 강물에 방류하면 1m까지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무대를 어항이 아닌 강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아이엠증권도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취임사의 끝은 뜻밖에도 축구였다. 2022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북런던더비에서 토트넘 관중석을 수놓았던 카드 섹션 문구 'Dare Dream Do(도전하고, 꿈꾸고, 실행하라)'를 임직원들에게 건넸다. 그 경기에서 손흥민은 1골 2도움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나은행과 BNP파리바를 거쳐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IBK투자증권에서 FICC 및 S&T 부문을 총괄해 온 여의도의 대표적 트레이딩 전문가. 그가 iM증권에 처음 꺼낸 화두는 시장이나 숫자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방식'이었다. 어항을 벗어난 iM증권이 얼마나 큰 물에서 자랄 수 있을지, 여의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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