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고금리·고환율 여파로 은행권 부실이 빠르게 불어나는 가운데 이를 흡수할 '방어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수익여신 증가 속도를 대손충당금 적립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은행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3조8천468억원으로 전년(3조1천787억원) 대비 21%(6천681억원) 증가했다.
2023년(2조7천525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넘게 늘어난 규모다.
무수익여신은 90일 이상 연체되거나 부도 기업 등에 대한 대출로, 차주가 이자조차 상환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부실채권이다.
전체 여신 대비 비중도 2023년 0.19%에서 지난해에는 0.26%로 상승했다.
대출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부실이 더 빠르게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부실 증가보다 이를 흡수할 여력이 더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4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해 172%로, 2023년(246%), 2024년(204%)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적립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부실채권 증가에 대비한 손실 방어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은행들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7조원대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부실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면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모습이다.
부실은 특히 기업대출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은 2조6천123억원으로 가계대출(1조2천233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증가율 역시 기업대출이 22.5%로 가계대출(18.5%)보다 높았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조90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KB국민은행 9천986억원, 신한은행 9천384억원, 우리은행 8천194억원 순이었다.
연체율도 동반 상승세다.
4대 은행의 연체율은 2023년 0.25%, 2024년 0.29%, 지난해 0.31%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신용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실 확대에 대응해 은행들이 기업여신 포트폴리오를 우량 차주 중심으로 재편할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이 늘어나는 속도가 충당금 적립을 앞지르는 구간에 진입한 것은 분명한 신호"라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기업대출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당분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50∼6.390% 수준이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2026.2.1 sa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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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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