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카카오[035720]가 '정신아 2기'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며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실적 개선 흐름에도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AI 수익화 모델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현재 4만7천1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6월 기록한 7만1천600원 대비 약 34% 하락한 수준이며, 지난해 말 6만100원과 비교해도 20%가량 낮다.
증권사가에서는 목표주가를 8만원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적 전망과 주가 사이 괴리는 확대되고 있다.
◇ 올해 매출 8% 성장 예상…AI 수익화는 대기
카카오의 실적 모멘텀 자체는 나쁘지 않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개월간 카카오의 2026년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매출은 8조7천485억원, 영업이익은 9천151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각각 8.02%, 25.03%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는 핵심 수익원인 톡비즈 광고 매출이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고 플랫폼 부문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AI 에이전트 도입과 외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AI 관련 매출 기여는 2027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 개선 시나리오'가 주가를 끌어올릴 만큼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단순한 성장률보다 성장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카카오의 수익 구조를 보면,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광고 사업에 기반하고 있다. 톡비즈 광고는 메시지 기반 타겟팅 고도화와 오픈채팅 확대 등을 바탕으로 국내 광고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AI 사업은 독립적인 매출원이라기보다 기존 플랫폼의 체류시간과 광고 효율을 높이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비용 구조 역시 부담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 연동비와 외주·인프라 비용을 각각 3조원, 1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인프라 투자와 외부 모델 활용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를 고려할 때, 매출 성장 대비 이익 증가 폭이 제한될 수 있다.
AI 사업의 기술적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카카오는 자체 모델 '카나나'를 개발하며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병행하고 있지만, 이는 경량화 모델 중심 접근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초거대 모델과는 차별화된 경로다. 개인정보 보호와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범용 추론 능력이나 확장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카톡 중심의 폐쇄적 사업…글로벌 경쟁력 한계
여기에 사업 구조의 폐쇄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통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2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전략은 강력한 내부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외부 산업이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는 이런 한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데이터 보안과 기술 주권을 중시하는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외부 모델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 AI 사업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주주들의 불만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부진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으며, 정신아 대표는 이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정신아 대표는 매출 10%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이라는 연간 목표를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익화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2기 체제에서 'AI 중심 기어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검증이다.
AI 사업으로 내건 '카나나 인 카카오톡'과 '챗GPT 포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은 여전하다. 이를 불식시키려면 외부 모델 도입에 따른 막대한 대행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독보적인 유료화 가치를 증명하거나 단순한 '챗봇 인터페이스'를 넘어 카카오 플랫폼만이 제공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숫자로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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