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겼다. 그 사이 코스피는 1,000포인트를 반납해 5,200선까지 추락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는 이번 조정을 기업 펀더멘탈 문제가 아닌 유가·환율 급등에 따른 할인율 상승이 만들어낸 것으로 해석한다. 2분기를 앞둔 시장의 시선은 다시 실적과 통화정책 변수로 이동하고 있다.
31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 거래일 코스피는 5,277.30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6일의 고점은 6,307.27이었다. 한 달 새 1,029.97포인트가 빠졌다. 고점 대비 16% 이상 내려앉은 셈이다.
백악관은 여전히 최대 6주로 잡아 둔 '전쟁 시간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전선이 확대에 따른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 중이다.
전쟁 초기 금융시장은 유동성 위축과 수급 충격이 맞물린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 흐름을 보였다. 대신증권은 공습 작전 이후 예상 시나리오에서 전쟁이 1~3개월 수준에서 마무리될 때, 코스피와 글로벌 증시가 10% 내외의 조정 이후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이미 코스피는 이를 선반영한 상태다.
뉴스의 흐름을 따라가는 장세에 변동성 지표도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코스피200의 변동성 지수(VKOSPI)는 코로나 당시(69.2)를 넘어 금융위기 시점의 89.3과 유사한 80.4까지 올라왔다.
전쟁이 5주 차에 접어들면서, 최근 시장은 수급 충격을 넘어 자산 가치 전반을 재평가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충격은 단기적이고 복원이 빠르지만, 할인율 충격은 자산 가치의 재평가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압력을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WTI 균형 가격이 이미 80달러 중반 이상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산된다"며 "새로운 균형 유가를 기준으로 각 자산의 충격을 추산해야 하는데, 주식시장에서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 환경의 연결고리는 이전보다 현저히 약해져 있다"고 봤다.
[출처 : NH투자증권]
시장이 참고하고 있는 건 역시 2022년의 러-우 전쟁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쟁→유가급등→인플레→금리상승→위험자산 기피의 공식대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며 "한 달간 유가 경로를 보면 시장의 민감도는 러-우전쟁 당시보다 더 높은 긴장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은 전쟁 자체가 가져온 충격보다 팬데믹 이후 뿌려진 과잉유동성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과 노동 공급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의 물가 압력이 더해져 예상보다 강한 긴축이 위험선호를 망가뜨렸다"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긴축의 신호가 나올 수 있는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5일까지다. 한국 정부 역시 신임 한은 총재를 지명한 상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2분기 내내 유가에서 물가, 이어지는 연준의 판단을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결국 시장을 지탱할 변수는 기업 실적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매크로 환경이 실적을 훼손할 정도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계절적으로 이달은 결산 시즌이 마감된 후 프리어닝 전 공백기로 주당순이익(EPS) 증가가 둔화했던 시기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미국한국 제조업 PMI가 아직 모두 50을 상회하고 있어 현 시점을 2022년식 광범위한 이익 하향 조정의 시작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며 "시장의 핵심은 이익이 꺾였느냐보다 유가와 환율 충격이 누적되며 할인율 부담을 실적 부담으로 전이시키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PER이 하락 횡보하는 구간에서는 실적 상향이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며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PER이 정체된 구간에서 EPS 상승을 통해 지수가 상승하는 구조를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역시 동일한 구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출처 : 신한투자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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