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이수용 기자 = 지난해 쌓이는 매물과 함께 인수 의향자들이 나타나면서 활력이 돌았던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식어가는 모양새다.
매각자들이 스스로 몸값을 낮춰가며 적극 구애하고 있지만, 원매자들은 추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손보사 매물 많아도 원매자 관심 '뚝'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근 매각주관사를 JP모건에서 딜로이트안진으로 변경하고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의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재무적 불확실성 해소를 강조하며 원매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드러내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인수가 절실한 만큼 롯데손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부터 내부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도 이전보다 몸값이 낮아진 만큼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신한은행은 JKL의 롯데손보 인수 당시 4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고 2024년 리파이낸싱을 완료했는데, 이 금액을 빼면 비교적 싼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단순한 인수가가 아닌, 추가 자본 부담을 이유로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고 내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 규제에 대응하는 데 인수 후 최소 7천억~8천억원 이상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소액주주 보호 기조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77.35%)와 2대 주주 호텔롯데(5.02%)를 제외한 나머지 20% 가까이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로 저렴하게 살 수 있었지만,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등이 검토되는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해주게 되면 그 비용도 상당하다"면서 "손보사 영업환경 악화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 자금을 얼마나 쏟아부어야 할지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룹 포트폴리오상 손보사 인수가 필요하지만, 업권 중상위권의 규모가 되면서 재무적으로 불확실성이 적은 안정적인 매물이 아니면 무리해서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본입찰을 앞둔 예별손해보험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일찌감치 예비입찰에서 하나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참여하면서 3파전 양상을 보였으나, 금융지주들의 관심도 식어갔다.
예별손보는 가교보험사로 이전되기 전인 MG손해보험 시절부터 여러 차례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본격적인 정리 절차를 준비하면서 예별손보는 인건비를 줄였고,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정비했으나 여전히 비용 부담이 남아있었다.
이에 예금보험공사에서 어느 정도의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가 매각의 주요 변수로 남았다.
예금보험공사는 예별손보 자금 투입을 위한 유동성 자금을 MMF로 운용하는 상태다.
◇'실익이 적다' 경영 정상화 비용도 부담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몸값을 낮춰도 보험사들이 조금 더 뜸을 들이는 이유는 비용 문제에 있다.
예별손보의 경우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작년 상반기까지 킥스 비율이 -23%였던 만큼 정상화를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롯데손보 또한 자본 적정성 이슈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상태다.
킥스 비율은 159.3%로 지난해 1분기 119.9%에서 크게 개선됐으나, 작년 3분기까지도 마이너스 상태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나타내는 등 자본의 질적 측면에선 부실한 상태다.
더욱이 롯데손보는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산정에서 예외모형을 쓰는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 원칙모형을 적용했을 때를 가정하면 부담이 남아있는 셈이다.
보험사 실적이 꺾이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보험사를 인수했다 하더라도 산출물을 내지 못하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2조2천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줄어들었다. 예실차 손실과 손실 계약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출이 많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보험사 인수는 지주 전체의 건전성 우려를 야기할 수 있게 된다.
밸류업 관점에서도 비싼 돈을 들여 진행한 M&A는 자본 효율성을 낮추게 된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인수 의향자들은 가격이 낮아지면 보험사를 사겠다는 입장"이라며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인 상태"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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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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