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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호르무즈 봉쇄인데 해운선사 파업?…알고보니

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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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HMM이 본사의 부산 이전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3월 30일. HMM 이사회가 부산으로의 본사 이전 안건을 통과시키자 HMM 노조는 '일방적인 날치기 통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분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5월 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월 26일. HMM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희진 부산대 교수와 법무법인 세종의 안양수 전 고문이 사외 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이사 선임은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부산 지역의 인사이고, 안 전 고문은 HMM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HMM은 2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한 뒤 4일 만에 이사회를 열고 본사의 부산 이전을 결의했다.

여기까지 보면 노조의 반발도 이해가 되지만 본사의 이전을 추진하는 사측에도 나름의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자.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정부 시위 지원 및 핵무기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이란을 선제적으로 타격하면서 중동 전쟁이 시작됐다. 이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HMM 선박 5척이 해협 내에 갇혔고, 글로벌 유가와 해운 운임은 치솟았다. HMM도 중동 노선 예약을 중단하는 등 선박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고, 해운 선사가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전쟁 초기의 기대도 선박 연료인 벙커유 가격 상승과 보험료 급등에 곧 사그라들었다.

이쯤 되면 자사의 선박이 전쟁으로 해협에 갇혀 있고, 본국의 에너지와 물류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HMM이 본사 이전을 이렇게까지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본사 이전의 강행이 노조의 파업을 불러와 국가적인 에너지. 물류 위기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말이다.

사측이 노조와의 교섭마저 건너뛰고 이전을 결의한 데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는 강력한 동력과 정부가 70.5%의 지분을 보유한(산업은행 35.42%, 한국해양진흥공사 35.08%) HMM의 지배 구조가 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그러나 '속전속결'이 정부와 HMM 사측에 꼭 유리하다고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업이 현실화해서 석유화학 제품을 구하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고 물가가 가시적으로 오르면 여론이 파업에 돌입한 노조를 비난할지, 아니면 이 와중에 부산 이전을 강행한 정부와 경영진에 화살을 돌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정치적 셈법을 제쳐 놓는다면 우선순위는 분명해진다. 국가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 요인을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외부 충격으로 국가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국내 최대 선사이자 해운 물류의 핵심 기업인 HMM이 내부적으로 흔들린다면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운 선사의 본사가 부산과 서울 어느 쪽에 있는 것이 좋은지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문제다. 이전을 주장하는 측은 부산의 해양 클러스터 집적 효과와 지역균형발전의 명분을 주장하고, 반대하는 측은 핵심 화주와 금융에 대한 접근성, 부산으로 이전했을 경우의 인력 유출 문제 등을 우려한다.

부산 이전도, 파업도 아직은 현실이 아니니 누구의 책임인지 따질 때가 아니다.

정부와 HMM 경영진, 노조가 지금이라도 다시 대화를 시작해 가장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리고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는데 최선의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타협에 나서기를 바랄 뿐이다. (산업부 한종화 기자)

HMM 육상노조의 이사회 저지 투쟁

[출처 : HMM 육상노조]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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