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수익 웃도는 원가 부담에…저가 수주 우려도
영업익 흑자 전환에도 현금창출력 '물음표'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현대건설[000720]이 1년 만에 대규모 적자를 털어내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원자력발전사업이란 비전이 더해지면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재무적인 부분에서는 이전의 그림자를 완전히 털어내진 못했다. 지난 2024년과 마찬가지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갉아먹은 탓이다. 장부상 이익이 나고 있음에도 현금은 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재무 건전성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기도 하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총 6천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직전 해 1조2천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극적으로 반등했다. 당기순익도 같은 기간 7천662억 원 순손실에서 5천590억 원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그로 인해 주가도 순항 중이다. 현대건설 주가는 최근 14만 원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연초 주가가 7만 원 선에서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원자력발전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반영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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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의 대규모 손실은 예견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2024년 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가 교체되면서 그간의 잠재 부실 비용을 반영할 것이란 의견도 조심스레 나왔다. 이른바 '빅 배스'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일부 해외 플랜트 현장 손실을 반영하면서 당시 현대건설은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23년 만의 연간 적자였지만, 그 여파에서 곧바로 벗어났기에 실적 개선이란 당장의 과제는 해결한 셈이다.
◇공기 지연에 원가 부담 늘어…발목 잡는 플랜트·전력
개선된 실적과 달리, 재무적인 부분에서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지난해 총계약수익 추정치 변동 수익은 3조30억 원, 변동 원가는 3조5천757억 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의 경우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매출을 반영한다. 그 과정에서 계약금액과 원가의 변동도 반영된다. 추정 원가가 커졌다는 것은 공기 지연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발주처와의 계약금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당기손익에는 1조616억 원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는 판단했다.
대규모 손실이 났던 지난 2024년에도 계약수익 및 원가 추정 변동에서 총 2조9천904억 원가량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당시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플랜트·전력 부문에서 1조9천억 원가량의 손익이 훼손됐다.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플랜트·전력 부문의 총계약원가 및 수익 변동으로 6천569억 원가량 당기손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해당 부문의 총계약원가 추정 변동치는 1조2천597억 원, 추정 총계약수익은 6천670억 원이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 등에서 큰 프로젝트들을 하고 있는데, 일부에서 준공이 지연돼 그로 인해 파생된 비용이 추가로 투입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프로젝트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인수 후 현대건설은 수주심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해외 사업 내실을 강화해왔지만, 선별 수주 기조와는 별개로 사업관리 등에서는 그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둘러 흑자전환했지만 여전히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현금 순유출에 매출채권도 늘어…운전자본 부담 가중
영업현금흐름이 순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결 기준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천482억 원 순유출됐다. 1천188억 원 유출을 기록한 지난 2024년보다 유출 규모가 커졌다. 현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키우는 셈이다. 지난 2020년, 2021년까지만 해도 1조 원 이상 순유입된 점과는 대조적이다.
미수금 등이 포함된 매출채권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채권 규모는 6조8천4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5천230억 원가량 늘었다.
신용평가사 역시 운전자본 부담 확대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2년부터 신규 분양 현장 감소에 따른 선수금 유입 축소, 플랜트 부문 마일스톤 미도래, 잔금 회수일 미도래 등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돼 현금흐름이 저하되며 잉여현금흐름(FCF)이 저조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적 개선의 여지도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와 현재로서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 플랜트 사업장의 높은 원가 부담 지속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 수익성을 시현"했다며 "공사원가 상승 영향을 크게 받은 사업장들의 준공과 채산성이 양호한 국내 대형 사업장들의 사업 본격화를 감안하면 점진적 영업 수익성이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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