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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담는다더니…하나운용, 전략 전면 철회

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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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적에 스왑 계약 없던 일로

스페이스X 간접 투자분 사실상 '제로'

지난 26일 하나운용이 게시한 광고 이미지

[이미지: 하나자산운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하나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운용사 최초로 비상장주식 '스페이스X'를 편입했다고 홍보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전략을 전면 철회했다. 사실상 스페이스X 간접 투자분은 '제로'가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나자산운용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 관련 미래에셋증권과의 토탈리턴 스왑(TRS) 계약을 없던 일로 돌렸다.

하나운용 관계자는 "스페이스X 간접 투자를 위해 스왑 계약을 체결하려고 준비했지만 금융감독원 지적이 있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투자자 공지를 통해서도 "앞서 '스페이스X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고 안내했는데 이 표현이 투자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단 점을 인지했다. 직접 보유한 것처럼 혼란을 드려 사과 드린다"며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와 투자자 보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TRS 계약을 철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약 철회로 비상장 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선제적 간접 투자(편입)는 무산된 상황이다.

이는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인 데 따른 조치다. 지난 26일 하나운용은 자사 우주기업 투자 ETF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에 스페이스X를 편입한다고 공지했다. 국내 운용사 최초 시도라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는 ETF 운용자산의 0.3%를 미국 상장 ETF인 '배런 퍼스트 프린시플스'(티커 RONB)에 우선 투입하고, 꾸준히 투자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강조했다. RONB는 특수하게 스페이스X 투자 비중이 10%에 달하는 종목이다. 스페이스X는 비상장 주식이라 사실상 편입이 불가능한데,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RONB를 사들여 간접 편입효과를 보겠단 취지다.

구체적으로 하나운용은 RONB 포트폴리오 안에서 스페이스X를 뺀 테슬라와 MSCI 등 모든 종목에 '숏'(Short) 전략을 취하는 방식을 쓰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하나운용은 미래에셋증권과 '사실상의 스페이스X 수익률'을 지급받는 TRS 계약을 체결했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는 신상품이 아닌 지난해 11월 말 상장한 상품이다.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우주항공 ETF 간 경쟁에 불이 붙자 투자자 관심을 재차 환기하기 위해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중 상장 예정으로, 목표 시가총액은 1조7천500억달러(약 2천668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하나운용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투자자 공지를 내놓은 직후 금감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 담지 않은 종목을 '편입했다'고 홍보한 점이다. TRS 계약으로 스페이스X를 편입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인데, 마치 실제 편입한 것처럼 투자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기초지수를 완전 복제하는 패시브 종목으로 기재된 당초의 투자설명서·증권신고서를 벗어나는 전략이기도 하다.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도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는 RONB를 매수한 뒤 스페이스X를 뺀 나머지 종목들에 숏 포지션을 취해 스페이스X 수익률만 남기는 방식을 썼지만, 일부 종목에서 현·선물 가격 괴리가 생기면 스페이스X 수익률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최근 운용 업계에서는 과다 경쟁으로 인한 이른바 '무리수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ETF 신규 상장 보도자료에 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을 40%로 썼는데, 이는 지주사인 SK스퀘어를 통한 간접 보유분까지 합산한 수치였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지난 19일 신한운용은 '정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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