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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정명령' 꺼내든 李대통령…위기상황서 발상의 전환 촉구

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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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 공급망 충격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 대응 과정에서 '긴급재정명령'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적극적 행정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헌법상 최고 수준의 경제 비상권한까지 시야에 두고 대응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 강도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기화하는 중동 상황을 언급하며 "긴급한 경우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은 최근 OECD가 주요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2분기 유가가 13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며, "대외의존도가 높고, 중동지역 에너지 수급 비중이 큰 우리 입장에서는치밀한 비상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꺼낸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제7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이다.

내우·외환이나 중대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회 입법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명령을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재정 지출은 물론 경제 규제, 금융·시장 조치, 가격 통제 등 정부가 즉시 돈을 쓰고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담고 있다.

물론 발동 시에는 즉시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효력이 상실된다.

실제로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도입하면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전격 발동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금융실명제를 법률 개정 없이 즉각 시행하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부정부패 차단을 추진했다.

여야 정치인 다수가 차명계좌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입법 절차로는 절대 통과시키기 어려운 개혁이었기에 긴급재정경제명령이 쓰일 수박에 없었던 셈이다.

이처럼 긴급재정명령은 경제질서 전반을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권한 남용 논란과 시장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돼 현실에서는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돼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며 긴급재정경제명령의 발동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요구한 적도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 카드를 꺼낸 것 역시 이를 실제로 활용하기보다는, 정책적 선택지로 언급함으로써 현재 경제 상황을 '비상 단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시그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나프타 수급 불안,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전쟁과 에너지 위기, 금융시장 불안을 대응하기 위한 전쟁 추경과 시장 개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어떠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책을 고민할 때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 관행이나 통상적인 절차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긴급재정명령의 당장 활용 여부를 떠나 비상한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통령의 답답함이 투영된 카드로 보인다"며 "기존 정책 틀을 넘어선 과감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xyz@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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