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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주총, 행동주의 제안 전면 부결…지배구조 압박은 '현재진행형'

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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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서 안건 특별결의 문턱 못 넘어…주주환원 논의는 지속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LG화학[051910]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털(Palliser Capital)이 제안한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31일 영등포구 여의대로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10대 주주 중 한 곳인 팰리서 캐피탈이 제출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 선임 독립이사 제도 신설 등 정관 변경 안건은 모두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와 연동된 팰리서 측의 추가 의안인 주주제안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LG화학 제25기 정기 주주총회

[촬영: 윤영숙 기자]

◇ 특별결의 문턱 못 넘은 '행동주의' 제안

팰리서는 LG화학 이사회의 책임성과 전문성 부족, 부적절한 자본배분 체계 탓에 회사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70% 넘게 저평가받으면서 약 60조원 규모의 가치 훼손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주총에 권고적 주주제안과 선임 독립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을 제안했다. 추가로 내놓은 주주제안에서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지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자본배분 개선을 요구했다.

상법상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LG 측 지분과 우호 지분 구조를 고려할 때, 팰리서 측 안건은 표 대결에서 열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전부터 가결 가능성을 낮게 점쳐왔다.

앞서 ISS와 글래스 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는 해당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한국ESG기준원도 일부 안건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반대하면서 표심 결집에는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창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총장에서 "LG화학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이후 이뤄진 중복 상장 이후 동종 업종은 물론이고 코스피 대비로도 크게 부진해 심각하게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CIO는 "권고적 주주 제안은 LG화학과 같이 단일한 지배주주에서 사실상 주총의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구조하에서는 소수 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또 필수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주주제안하는 팰리서 캐피털의 제임스 스미스 CIO

[촬영: 윤영숙 기자]

◇ 행동주의 펀드 영향력 확인…향후 주주환원 요구는 지속

비록 안건은 모두 부결됐지만,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주총에 앞서 사외이사인 조화순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는 팰리서 측이 요구해온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LG화학의 주총 의장 대리를 맡은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에서 관련 법령과 도입 사례가 미미한 가운데, 팰리스 측 제안 내용이 주주 및 회사 이익 보호에 매우 포괄적이며 기업 측의 합리적 보호 조치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이를 그대로 반영할 경우 운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차 CFO는 "특히 당사는 올해 2월 조화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의장 주도하에 이사회 운영 객관성과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와의 소통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라며 "이러한 새로운 이사회 체계 도입이 선임 독립이사제도가 지향하는 핵심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처분 및 자사주 매입 소각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앞으로 5년간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을 70%까지 유동화해 미래 성장에 투자하고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며 "이러한 계획이 주식 매각 대금 대부분을 자사주 소각에 사용하는 것보다 중장기 기업 가치에 보다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을 계기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강조되면서, 행동주의 압박이 실질적 변화를 유도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총의 핵심을 '표 대결 결과'보다 향후 정책 변화에 두고 있다.

LG화학이 제시할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자본배분 전략이 투자자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방안과 주주환원 정책이 주요 관전 요소로 꼽힌다.

이번 주총은 행동주의 제안이 실제 제도 변화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내 상장사 전반에 걸쳐 주주권 강화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날 LG화학은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과 선임 독립이사 신설을 제외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 등에 대한 정관 변경의 건은 원안대로 승인했다.

또한 김동춘 CE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천경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LG화학 제25기 정기 주주총회

[촬영: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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