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환율 1,530원에 얇아진 'CET1 버퍼'…금융지주 주주환원 변수되나

26.04.01.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30원 선을 돌파하면서 금융지주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방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자본비율 하락보다, 이를 주주환원 공식으로 연결해온 KB금융에 쏠리고 있다.

KB금융이 다른 지주들과 달리 CET1 비율 '13.5%'를 웃도는 초과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해온 만큼, 최근 고환율 환경이 해당 공식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530.1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종가(1,439.0원)와 비교하면 약 91원 오른 셈이다.

금융지주 전반이 고환율에 따른 CET1 비율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환율 상승분을 반영할 경우 KB금융은 20bp, 하나금융은 25bp, 신한금융은 약 10bp 안팎의 CET1 비율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각 금융지주가 제시한 환율 민감도를 최근 환율 흐름에 단순 적용한 수치로, 실제 CET1 비율은 분기 순이익, 위험가중자산(RWA) 증감, 주주환원 집행, 평가손익, 외화환산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KB금융의 경우 CET1 하락이 단순한 자본비율 변화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환원 가능한 초과 자본'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KB금융은 실적 설명 등을 통해 환율 10원 상승 시 CET1 비율이 약 2bp 하락하는 민감도를 제시해왔다. 신한금융은 약 1bp, 하나금융은 약 2.5bp 내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은 KB금융지주 13.82%, 신한금융지주 13.35%, 하나금융지주 13.38%, 우리금융지주 12.89%로 집계됐다.

KB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13.5% 초과 자본 환원 원칙을 내세워왔지만, 기준선과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외부 변수 확대 시 초과 자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KB금융의 지난해 말 CET1 비율(13.79%)과 주주환원 기준선(13.5%) 간 격차는 29bp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CET1 하락 압력만 단순 반영해도 초과 자본 여력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시장은 CET1 비율 자체보다 13.5%를 웃도는 '초과 자본'이 실제로 얼마나 남느냐를 보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홍콩H지수 ELS 관련 비용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과징금과 추가 비용 인식 여부에 따라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KB금융이 ELS 관련 비용을 일정 부분 선반영해왔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종 비용 확정 전까지는 자본 훼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환율 상승에 따른 CET1 하락 압력에 규제 비용 변수까지 더해질 경우, 13.5% 초과 자본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여력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KB금융은 그간 CET1 연동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으로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강조해왔다. 최근 실적 설명에서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업권 최고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13.5% 초과 자본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원칙 역시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과 같은 고환율·고변동성 국면에서는 CET1 비율 자체보다 기준선(13.5%)을 웃도는 초과 자본이 실제로 얼마나 남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환원 의지와 별개로, 외부 충격이 커질수록 환원 여력의 현실성에 대한 시장 검증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은 시장 친화적이지만, 최근처럼 환율과 규제 변수가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CET1 버퍼 자체가 빠르게 얇아질 수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환원 의지가 아니라 실제로 환원 가능한 자본이 얼마나 남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처럼 환율이 1,530원대를 넘나드는 환경에서는 CET1 비율이 분기 실적 하나로 방어될 수 있는 수준인지 다시 봐야 한다"며 "초과 자본을 전제로 한 주주환원 공식은 외부 충격이 커질수록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ET1 비율은 환율 외에도 분기 순이익,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배당 및 자사주 집행, 평가손익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실제 환원 규모는 향후 실적과 자본정책 집행 과정에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인사말 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7 [공동취재] cityboy@yna.co.kr

sgyoon@yna.co.kr

윤슬기

윤슬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