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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한달] 금융권 '비상 모드'…지원 늘렸지만 부실 뇌관 커진다

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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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중동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권이 사실상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유가와 환율, 시장금리가 동시에 출렁이자 금융지주들은 위기 대응 수위를 높이고,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대규모 지원책까지 쏟아내고 있다.

다만 선제 대응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기업 부실과 충당금 부담, 외화 유동성 리스크까지 겹치며 금융권의 체력 저하 신호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환율·금리 '삼중 충격'…금융권, 전방위 리스크 점검

금융권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특정 변수 하나가 아니라 복합 충격이다.

중동전쟁 장기화 이후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뛰고, 달러 강세로 달러-원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금융회사의 자금조달·건전성·외화유동성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들은 시장금리와 환율, 유가 변동을 반영해 취약 업종과 익스포저 기업에 대한 조기경보 지표를 점검하고, 일부는 기존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를 보완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위기관리협의회를 중심으로 리스크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들도 개별 리스크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과 익스포저 현황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금리 변동에 노출된 자산과 부채 규모 확대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손익과 자본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금리 충격 시나리오를 반영한 리스크를 일별로 모니터링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기준금리 수준보다 시장금리와 환율이 얼마나 빠르게 흔들리느냐가 더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취약 차주와 업종에 대한 점검 강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어 나섰지만 커지는 균열…부실 누적에 지원도 총력

문제는 금융권이 충격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체력 자체는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3조8천억원대로 전년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기업대출 부실이 가계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부실을 흡수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하락 흐름을 보이며 손실 방어 여력은 오히려 약화됐다.

연체율 역시 2023년 0.25%, 2024년 0.29%, 지난해 0.31%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여신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을 우량 차주 중심으로 재편할 경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이 늘어나는 속도가 충당금 적립을 넘어서는 구간에 들어온 것은 분명한 신호"라며 "기업대출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이에 대응해 전방위 지원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 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필요시 '100조원+α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즉각 확대 집행하기로 했다.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도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총 53조원+α 규모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개별 금융사 대응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신한금융은 중동 상황 악화에 대비해 거래 기업과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직·간접 방안을 마련하고, 그룹 CEO 협의체를 통해 그룹 차원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총 18조원 규모의 비상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기업 유동성과 수출입 안정 지원에 나섰고, 환율 변동 대응을 위한 전담 상담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복합 충격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선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전도 유류할증료도 부담스럽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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