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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결산④] 더 높은 파도 몰려올 내년 주총

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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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 집중투표제·강화된 '3% 룰' 본격 시행

"기관투자자 노하우 축적…주주제안 늘어날 것"

삼성전자 주주총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에는 올해보다 더 높은 행동주의의 파도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투표제와 강화된 '3% 룰'의 본격적인 시행이 맞물리면서 일반주주가 자신의 목소리를 이사회로 전달하기 한층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7월과 9월에 순차적으로 작년 1·2차 개정 상법의 일부 조항이 시행된다.

7월부터는 상장사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독립이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을 합산해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개별로 3%까지 행사할 수 있던 것에서 제한이 강화됐다.

9월부터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에서 주식 1% 이상을 가진 주주의 청구가 있을 때 집중투표제 시행이 의무화됐다. 집중투표제란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해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일반주주를 대변하는 이사의 선임 가능성을 높인다.

아울러 대규모 상장사가 의무로 3% 룰을 적용해 분리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 수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됐다.

대다수 기업은 지난달 주총에서 이 같은 상법 개정을 반영해 정관을 고쳤다. 이번에 바꾼 정관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무대가 내년 주총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나 경쟁하는 2~3대 주주가 있는 경우 그쪽에서 제안하는 이사 후보가 얼마나 선임되느냐가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LG화학[051910] 주총에 주주제안을 제출한 영국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사친 미스트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달 13일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에 소수주주가 강력한 의사를 보여준다면 내년 주총을 더 기대할 수 있다"며 "2027년 주총에서 주주의 권한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적으로 주주 보호가 강화되고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행동주의 자체도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히 저조한 주주환원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사업 체질 개선이나 보상 체계 개편까지 건드리고 있어서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기관투자자들의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며 "이번 주총을 보면 주주제안 안건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고, 내세우는 이사나 감사 후보들도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인물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만큼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주제안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는 "내년 주총 때 행동주의가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선진적 기업거버넌스에 익숙한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돼 행동주의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거론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배주주에 좌우되는 이사회나 불합리한 자본배분 체계에 의문을 품으면서 이를 지적하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수 있다.

JP모건은 지난 1월 발간한 '2026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거버넌스 개혁을 거론하면서 "한국은 (행동주의의) 핫스팟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몇몇 기업들은 올해 주총에서 정관을 개정해 이사의 수와 임기를 조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은 집중투표제 시행을 앞두고 그 실효성을 약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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