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가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세 전쟁 이후로 안전자산으로서의 전통적인 헤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1일(현지시간) 워킹페이퍼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이 부진할 때 전통적으로 기능했던 미국 장기 국채의 헤지 기능이 어떻게 붕괴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국채 수익률을 세 가지 구성 요소인 무위험 이자율, 신용 스프레드, 편의 수익률(Convenience Yield)로 구분했다.
편의 수익률이란 국채가 무위험 이자율 대비 가지는 수익률 우위로, 투자자들이 국채에 부여하는 안정성과 유동성 등의 편의성을 뜻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국채는 극도의 유동성과 담보 가치를 가진 특수 자산으로 인식하기에 이론적인 무위험 이자율보다 더 낮은 금리를 감수하고도 국채를 보유하려 하는 게 정설이다.
통상 미국 장기 국채의 편의 수익률은 (무위험 이자율 대비) 10~40bp 사이에서 형성된다. 즉 무위험 이자율보다 10~40bp 낮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보고서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의 편의 수익률은 지난해 3월말부터 지난해 4월 10일 사이 약 10bp 하락했다. 이는 역사적인 평균 스프레드 24bp에서 절반 가까이가 빠진 것을 의미한다.
장·단기 국채를 비교하면, 지난해 4월에는 2년물 편의 수익률이 10년물 대비 7bp 높았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2년물이 10년물 대비 평균 2bp 낮았던 전통적 관계가 붕괴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지난해 4월 9일과 11일, 23일 등 주요 관세가 발표된 3거래일 동안 장기 국채 가격은 주식과 양(+)의 공분산(Covariance)을 보이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즉 국채가 헤지 역할을 하는 대신 주식과 함께 가치가 하락했다. 특히 4월 23일의 양의 공분산 정도는 지난 2005년 이후 모든 거래일 가운데 상위 0.25%에 해당할 만큼 높은 수준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채권 수익률을 구성 요소별로 분해해 본 결과, 이러한 양의 공분산은 특히 10년 만기물 편의 수익률의 일일 변화에서 비롯된 반면, 2년 및 5년물 편의 수익률은 주식과 전통적인 음(-)의 공분산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간의 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헤지 특성의 변화가 10년물 편의 수익률의 12bp 하락을 설명할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관찰된 하락폭(10bp)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즉, 10년물 편의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사실상 주식에 대한 헤지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헤지 기능 상실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검토했다.
하나는 장기적인 안전 자산으로서의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 변화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미국 장기 국채에서 470억 달러가 유출됐는데, 이는 지난 2023년 2월 이후 평균치인 월간 470억 달러 유입에서 표준편차 2배만큼 벗어난 변화였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표준편차 2배를 벗어났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발생 확률이 5% 미만인 매우 이례적인 변화라는 뜻이다.
연구진은 "유로존과 캐나다, 아시아 국가들은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미국 국채를 매수하던 과거 패턴과는 반대로 국채를 매도했다"며 "한편, 금은 대체 안전 자산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국채가 주식과 양의 공분산을 보인 날, 즉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날에 금은 주식과 음의 공분산을 보였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헤지 수단으로서 미국 장기 국채 대신 금을 선택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두 번째 잠재적 가설은 인플레이션 기대 수치의 상승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단기보다 장기 편의 수익률이 더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다만, 지난 2025년 4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완만하게 상승해 장·단기 편의 수익률 사이의 격차를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보다는 미국 국채의 헤지 능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어 10년물 편의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자료 : NBER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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