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HS효성[487570]이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을 선임했다. 오너가(家) 일원이 아닌 인물이 그룹 회장에 오른 것은 한국 재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다. 조현상 부회장보다 직급이 높은 자리에 전문경영인을 앉혔다는 점에서, '능력이 있으면 오너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야 한다'는 조 부회장의 철학을 문자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빛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다. HS효성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김규영 신임 회장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 '50년 효성맨'의 어깨에 얹힌 것들
2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1972년 동양나이론 입사 이후 울산·언양·안양 공장장, 섬유PG CTO, 기술원장, 중국 총괄 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약 8년간 ㈜효성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그룹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고, 원칙주의자로서의 평판도 탄탄하다.
문제는 재무 상황이다. 그룹의 핵심인 HS효성첨단소재[298050]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 2천830억 원, 영업이익 1천57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이익(2천197억원) 대비 약 28% 급감한 수치로, 타이어보강재 수요 약세와 원가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지주사인 HS효성 역시 첫 성적표가 밝지 않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4천99억원, 영업이익은 464억 원 수준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약 203억 원에 그쳤으며, 현금 확보 능력은 더욱 빠듯해졌다. 특히 HS효성첨단소재의 결산 배당이 2024년 주당 6천500원에서 2025년 주당 2천500원으로 축소되면서 지주사로 유입되는 배당금 수익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 지주사 요건 '9부 능선' 넘은 HS효성…계열 분리 수순
지주사 요건 충족은 이미 '9부 능선'을 넘어서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HS효성은 올해 7월까지 상장 자회사인 HS효성첨단소재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HS효성은 지난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약 1만 3천여 주를 집중적으로 장내 매수하며 지분율을 29.66%까지 끌어올렸다. 법적 하한선 도달까지 남은 지분은 단 0.34%포인트, 약 1만 5천여 주에 불과해 사실상 요건 충족이 임박한 상태다.
물리적 요건 충족 이후에는 효성그룹과의 완전한 결별을 위한 '지분 다이어트'가 남은 과제다.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조현상 부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이 상호 보유한 지주사 및 계열사 지분율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특히 효성중공업 등 최근 주가가 급등한 계열사 지분 정리와 지배력 강화 사이의 정교한 자산 효율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한편, 김규영 신임 회장은 별다른 취임식 없이 주요 임원들과 함께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화면]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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