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간 수출이 실제보다 높은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데 (중략) 지금 당장 수출을 높게 전망하기 어렵고,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3월 한국 수출 지표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861억3천만달러라는 수치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첫 700억달러대와 800억달러대를 단번에 뚫어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민생 경제 악화로 시름겹던 이들에게 더욱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뛰어넘으면서, 일부 금융사에선 수출 전망치를 올려잡기도 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간 수출 증가율 전망을 기존 25%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되면 상향 조정 가능성 여지가 크다"고 언급했다.
손범기 바클레이즈 연구원도 같은 날 한국의 연간 수출이 기존의 전망치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앞서 올해 수출 목표를 7천400억달러로 잡았는데, 이번 수출액으로 1분기에 이미 30% 가까이 채워낸 것이기도 하다.
정부 역시 자신감을 가질 법했지만, 되려 조심스러운 태도를 내비쳤다.
관련 간담회에서 연 수출 목표를 높여 잡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중동 전쟁 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호실적이 수출에 기여했다면서도 "이번 달만큼 수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상 최대 수출의 축포를 터뜨리기엔 중동 전쟁으로 산업부에 주어진 짐이 산적한 까닭이다. 앞으로의 수출이 마냥 좋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에너지 수급은 특히 무거운 짐이다.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낸 날, 산업부는 사상 처음으로 원유에 대한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경계'로 격상했다.
반도체 호조가 지속되겠지만, 중동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이외 산업의 타격을 상쇄할 정도의 폭발력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간 급등한 D램 가격은 숨 고르기에 들어가, 지난달 평균 가격이 2월과 동일한 13달러였다.
유가 반영의 시차가 만들어낸 '긍정적 착시'도 해소될 예정이다. 3월의 경우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유가 급등분이 즉시 반영되며 수출을 늘렸지만, 수입 측의 원유 도입 단가는 과거의 유가가 반영되며 수입액 증가 폭이 제한됐다.
이에 정부는 이달 수출이 지난달보다는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 1분기 말인 3월은 계절적으로 수출이 커지는 기간이기도 하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도 민관을 불러 모아 중동 전쟁에 따른 수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 '엄중함'은 당분간 놓을 수 없을 듯하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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