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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없는 韓 합병…"합병 이유 물어야"

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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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지켰다고 실질적 정의 달성 아니다"

국회 '자본시장법 개정 현안과 과제' 토론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내에서 발표되는 기업 합병을 바라볼 때 이면에 숨은 진짜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대기업 계열사 간 합병은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보다 부실 계열사 지원이나 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악용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2일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최한 '자본시장법 개정 현안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합병 가격과 '왜 하는지'의 문제가 분리될 수 없다"며 "단순히 합병 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논의로 수렴되면 현상의 절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합병가액을 비롯한 인수·합병(M&A) 대가 공정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주식 대량보유상황 보고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 변호사는 합병가액 공정성 확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던 중 이렇게 언급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현안과 향후 과제 토론회

[촬영: 김학성 기자]

노 변호사는 2015년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의 합병, 2024년 두산밥캣[241560]과 두산로보틱스[454910]의 분할합병 사례를 거론하며 주주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도 "합병은 '1+1=3'이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계열사 간 합병은 시너지가 거의 없다"며 "계열사는 어차피 회장, 지배주주가 다 통제하는 회사들이어서 의사결정권 통합이라는 합병의 시너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간 합병의 근본 동기가 부실 계열사 지원이나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였던 사례가 절대다수였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이사회 내 별도 독립위원회의 승인과 소수주주 과반의 찬성(majority-of-minority·MoM)을 얻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야 지난해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도입한 실질적 효과가 발생한다면서다.

천 부회장도 "절차적 정의는 실질적 정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단순히 법령에 따라 합병가액을 산정했다고 해서 공정성이 확보됐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행 법령은 상장사 간 합병의 경우 시가에 기반해 합병가액을 정하도록 한다. 이 같은 경직적 규제가 합병의 실질적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고, 합병가액을 두 회사가 자율적으로 산정한 뒤 공정성을 외부로부터 평가받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큰 상태다.

상장사 지분 대량 취득 시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도 활발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발동 요건은 주식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로 하고, 대상 주식은 잔여주식 전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매수 제의 대상 주식을 2022년 제시된 정부안처럼 '50%+1주'로 정하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 공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 일반투자, 단순투자 가운데 하나로 공시해야 하는데, 향후 보유 목적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고 심지어 위반 부분에 대한 처분 명령까지 받게 된다. 또 주주들끼리 특정 안건에 대해 논의한 것을 공동 보유로 봐야 하는지도 불명확해 분쟁으로 번지기 일쑤다.

노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개정은 별론으로 하고 여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빨리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처분 명령은 재산권 침해로 위헌적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모호한 조문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반기 정무위원장은 여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처리하지 못했던 자본시장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합병가액 산정 방식 자율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주식 대량보유 규정 위반 시 처분 명령 제한 등을 명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국민의힘이 점유하고 있어 자본시장법이 빨리 개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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