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현장에서] 김정관 산업장관의 '오전 10시'

26.04.02.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사실 지금이 10시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어야 할 시간인데 (회의와) 시간이 겹쳤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잘 되길 바랍니다."

2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상생룸.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지금 하는 생각이 그대로 담긴 발언이었다.

2일 오전 10시 모두 발언을 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출처: 산업통상부]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 백악관이 예고했던 '그 시간'이었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저녁 9시(현지 시각)에 '이란 전쟁과 관련한 최신 상황'을 대중에게 알리는 연설을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시간으로 바꾸면 2일 오전 10시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종전 선언'을 할 거란 예상이 많았다. 제 아무리 트럼프여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지율 하락과 물가 상승, 유가 불안 등을 더 이상 모른 척하기 어려울 거란 이유였다.

전날 "미군이 2~3주 내 이란에서 철수할 것"이라던 발언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군사 작전 종료 시점을 언급한 만큼 종전 수순을 밟기 시작할 거란 기대가 높았다. 트럼프가 제시할 '출구 전략'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김 장관은 말할 것도 없었다. 누구보다 조기 종전을 애타게 바라는 인물 중 하나다.

현재 그는 산업부 수장으로서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붕괴 등 중동 혼란이 산업계와 국민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밤낮으로 뛰고 있다. 이날 회의도 중동 전쟁 관련 업종별 석유화학 제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전쟁에 밀려 덜 부각되고 있지만, 미국 관세 등 통상 이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3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800억 달러를 넘겼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관세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공급망 재편이 언제, 어떻게 우리 산업계를 덮칠지 모른다.

"간절한 마음으로 잘 되길 바란다"던 김 장관의 말 한마디에는 하루빨리 모든 게 정상으로 되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종합적으로 녹아있는 듯했다.

그러기도 잠시, 곧바로 참석자들과 품목별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민관 합동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트럼프의 연설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역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였다.

코스피, 트럼프 강경 발언으로 장중 하락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2026.4.2 yatoya@yna.co.kr

그의 바람과 달리 트럼프는 종전 선언을 하지 않았다.

되레 향후 2~3주 동안 이란에 '극도로 강한 타격'을 가하는 등 총공세를 퍼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필수 인프라인 발전소 등을 타격해 사실상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겠단 뜻으로 해석됐다.

18분간의 연설이 끝나자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장 초반 빨갰던 코스피 지수가 연설 도중 파란색으로 바뀌더니 전일 대비 4.47% 내린 5,234.05에 마감했다.

어제는 종전 기대감에 잠시 1천500원 밑으로 내려갔던 달러-원 환율도 다시 1천520원대에 올라섰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sjyoo@yna.co.kr

유수진

유수진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