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수 19인 이하' 정관 개정 효력 유지…영풍·MBK '비상'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해 3월 고려아연[010130]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주를 이유로 대부분 의결권을 제한당한 것이 부당하다며 영풍[000670]·MBK파트너스가 제기한 가처분이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주총에서 결의된 이사 수 상한(19인 이하) 정관 개정의 효력이 유지되면서 영풍·MBK는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핵심 카드를 잃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1부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허용 가처분 재항고를 이날 기각했다. 1심과 2심에 이어 3심에서도 영풍이 패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25%)인 영풍은 2025년 3월 고려아연 정기주총을 앞두고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를 동원해 영풍과 상호주 관계를 만들어 의결권 행사 제한을 시도하자 주총 전에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주총 하루 전 나온 1심에서 영풍은 패했고, 고려아연은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았다.
영풍이 막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자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을 '19인 이하'로 설정하는 정관 개정을 통과시켰다. 찬성률은 71.1%로 특별결의 요건(3분의 2 이상)을 가까스로 넘겼다. 영풍이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컸다. 기존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 수 상한이 없어 의결권에서 앞서는 영풍·MBK가 이사를 대거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던 상황이었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순환출자 관계에 있는 회사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할 경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법 규정에 근거한다. 고려아연은 자신이 지배하는 해외 계열사가 영풍 주식을 취득하게 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어 이를 주장했다.
이번에 대법원은 영풍이 주장한 재항고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풍은 의결권 제한 요건을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되고, 상호주 형성이 권리남용이며, 상호주 형성에 동원된 고려아연 해외 계열사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요건에 명시된 '자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영풍·MBK는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재항고심에서 결과가 뒤집혀 영풍 의결권 행사 제한이 부당한 것으로 판명되고, 주총 결의 효력이 문제시돼 이사 수 상한이 폐지됐다면, 영풍·MBK는 이사를 대거 선임해 단숨에 고려아연 이사회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영풍·MBK는 작년 3월 정기주총 결의를 취소해달라는 본안소송도 제기한 상태인데,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대법원에서 해당 주총 결의가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온 만큼 본안소송에서 다른 결론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주총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최윤범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형성돼 있다. 4명은 이사 직무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고려아연은 9월 전에 임시주총을 열어 1명의 감사위원 사외이사를 분리선출해야 한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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