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공략을 서두르는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유독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미국 특화보험사인 포테그라 인수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획득했다. 최종 거래 종결을 위해서는 해외직접투자 신고 수리와 함께 미국 등 금융당국의 지배권 변경 승인 절차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DB손보는 각국 규제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통상적인 인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DB손보는 올해 상반기 완료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포테그라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DB손보의 해외사업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확대되며 올해 1천억원, 내년에는 2천억원가량의 연결 이익 증가도 예상된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삼성화재는 작년 10월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에 5억8천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서 총 40%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북미지역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해외법인 삼성Re를 통해 사이버 등 유망시장 발굴 및 위험관리 역량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울 방침이다. 삼성Re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약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가량 늘었다.
한화손해보험도 작년 말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이 보유한 리포손해보험 지분율을 확대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국내 손보사들이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해외 사업 확장보다는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2025년 신년사에서 업계 1위 '출사표'를 던졌으며 올해는 압도적 1위 달성을 내세웠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최근 수년간 장기인보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국내 영업력을 극대화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에 메리츠화재의 작년 별도기준 순이익은 1조6천810억원으로 삼성화재(1조6천909억원)의 격차를 100억원대까지 좁혔다. 연결 자회사 등을 제외한 보험사 본업 부문에서 양 사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국내에서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은 중장기적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메리츠코린도보험을 통해 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김중현 대표는 금융당국 측에 당분간 해외 진출에 나설 뜻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다 내실 경영을 통해 국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과열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하는 것에 금융당국도 독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보험 시장이 이미 인구 감소와 저성장 기조로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 시기를 놓칠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체급을 키우는 동안 국내 시장에만 머무를 경우, 향후 기업 가치나 수익 구조 면에서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내 1위 자리를 위협 중인 메리츠화재의 내수 집중 전략이 장기적으로 독이 될지, 혹은 내실을 다진 뒤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메리츠화재 제공]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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