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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성과급이 내비게이션"…한투 리테일通 김도현 그룹장

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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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증권사다. 지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순이익 2조 원을 돌파하며 대형 시중은행인 농협은행(1조 8천억 원)의 실적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 폭발적 성장의 중심에는 리테일(개인고객) 부문이 자리한다. 증시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대와 더불어 한투가 관리하는 고객 자산도 꾸준히 불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는 김도현 개인고객그룹장(전무)은 최근 여의도 본사에서 연합인포맥스와 만나 고속 성장의 비결로 '성과급 시스템'을 꼽았다.

김 그룹장은 "리테일 성장의 가장 큰 모멘텀은 단연 성과급 제도"라며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준으로 성과·보상·평가·승진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에 KPI가 명확한 내비게이션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 재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채용 설명회에서 "2년 차 직원이 2억 원 넘게 받아갔다"는 일화가 소개될 정도다. 리테일 부문도 업계에서 수익 대비 성과급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전무)

[한국투자증권 제공]

◇'고객 자산 6, 수익 4'…양보 없는 KPI와 정합성

한국투자증권 리테일의 KPI는 6년째 '고객 자산 6, 수익 4'의 비중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수익보다 고객 자산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좋으면 단기 수익 비중을 높이려는 업계 관행과 달리 흔들림이 없다.

직원과의 협의 여지는 없느냐는 질문에 김 그룹장은 "KPI는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 회사가 정한 명확한 사업 방향이 있다면 묵묵히 그 길로 가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KPI가 선언적 수치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성과급, 평가, 승진이 모두 하나의 축으로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 그룹장은 이를 "전략과 전술의 정합성"이라고 표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 주식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WM) 영업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선언했다. 지점장급 인력 상당수를 교체하는 파격적 쇄신도 단행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김 그룹장은 "방향은 바뀌었지만 KPI나 보상, 평가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실질적인 틀은 그대로였다"며, 이후 김성환 현 사장이 그룹장을 맡으면서 비로소 전략과 행동, 보상의 정합성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팀이 키우는 주니어…평균 연령 업계 최연소

한투 리테일의 또 다른 특징은 5~6명 단위의 '팀제'다. 개인 단위로 평가하는 관행을 깨고 보상도 팀 성과에 연동했다. 김 그룹장은 "슬럼프가 와도 팀원이 메워주고, 제안서 작성이나 후배 교육 같은 비정량적 기여까지 성과로 인정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체계적 육성의 결과 현재 약 600명의 PB 중 사원급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평균 연령은 40세로 업계 최연소 수준이다. 본사에서 영업점 배치를 자원하는 직원이 늘고, 전문직으로 입사해 PB로 전환한 사례까지 나왔다.

직원들에게 제시하는 비전도 구체적이다. 김 그룹장은 "회사가 관리하는 개인 금융 자산이 100조원에서 200조원, 300조원까지 커졌을 때 자신에게 돌아올 보상의 크기를 직원들이 알고 있다"며 "그 기대치가 곧 비전이 되어 조직 전체에 공유돼 있다"고 전했다.

회사의 단기 KPI와 고객의 장기 이해가 상충할 때는 망설임 없이 고객 편에 선다. 특정 상품에 무리한 드라이브를 거는 일도 없다. "회사의 KPI에 맞춰 영업하면 그해의 우수 직원은 될 수 있지만, 고객이 바라는 KPI에 맞추면 '영원한 우수 직원'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넥스트 스텝…은퇴 시장·법인WM·디지털 초개인화

업계 선두를 이끄는 김 그룹장이 그리는 '넥스트 스텝'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우선 은퇴 자산 시장이다. 그는 "자산을 모으는 단계를 넘어 건강보험료와 세금을 줄이면서 알차게 빼 쓸 수 있는 '인출 설계'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법인 WM 본부'의 역할도 재정의했다. 법인의 잉여 자금을 단기 운용하는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창업주 일가의 자산까지 종합 관리하는 '가문의 패밀리 오피스'를 지향한다. 김 그룹장은 "법인의 '자금 운용'이 아니라 '자산 운영'을 돕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 혁신에 대해서는 UI(사용자 환경)나 UX(사용자 경험) 개선을 넘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초개인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궁극적으로 증권사의 MTS 인터페이스는 유사해질 것"이라며 "진정한 차별화는 양질의 콘텐츠와 완벽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서 판가름 난다"고 내다봤다.

인터뷰 말미, 그는 최근 한 고객 모임에서 들었다는 건배사를 소개했다.

"'공든 탑은 무너져도, 정든 탑은 안 무너진다.' 리테일 비즈니스의 본질은 결국 고객과의 정(情)과 신뢰입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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