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케이카]
(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381970] 주가가 15.36% 급락했다. 같은 날 코스피가 8.44% 폭등한 것을 감안하면 낙폭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유는 개장 전 나온 한 건의 공시 때문이었다. 기존 대주주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전량(72.19%)을 KG스틸[016380]에 매각한다는 내용이었다.
양측은 거래 대상 케이카 주식 1주의 가격을 1만5천605원으로 평가했다. 전날 종가보다 14% 높은 수준이었다. 지금 형성된 시가보다 회사의 실제 가치가 더 높다는 인식에 기반했다. 그런데도 회사 주가는 폭락했다. 왜일까.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 또 있었다.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제조사 한온시스템[018880]이다.
2024년 5월 3일 장이 마감한 오후 6시께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주말과 어린이날 연휴가 끝나고 처음으로 장이 다시 열린 7일 한온시스템 주가는 13.41% 떨어졌다. 한온시스템이 3일 신주발행을 결정한 사실을 감안해도 큰 폭의 하락이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품을 떠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에게 안겼지만, 한온시스템 주주들은 장내에서 주식을 팔고 '엑시트'하는 편을 택했다. 이유가 뭘까.
일반주주 입장에서 지배주주가 바뀌는 거래는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다. 새로 이사회를 구성할 지배주주가 어떤 사업 전략을 펼칠지, 어떻게 자본을 배분할지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수 있어서다.
케이카 주주들은 KG그룹이 케이카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KG그룹의 거버넌스와 경영 성과를 조사했을 것이다. 그 결과 중복상장과 순환출자로 엮인 지배구조, 상장 계열사 6곳 가운데 PBR(주가순자산비율) 0.6배를 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KG그룹의 주력인 제조업이나 전자결제업과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PBR 3배를 넘나들던 케이카의 주주들로서는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법하다.
한온시스템은 어떤가. 한온시스템 주주들은 인수자로 나선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총수 조현범 회장을 둘러싼 최근 보도들을 찾아봤을 듯하다. 지난해 12월 횡령·배임 2심 재판부가 조 회장을 "노골적으로 회사 재산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경영자"라고 묘사한 부분을 발견했을 공산이 있다. 장기 투자를 고려하던 한온시스템 주주는 그 계획을 재검토했을 것이다.
또 케이카와 한온시스템 두 거래 모두 기존 최대주주만 자신의 지분을 시가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고 나갈 수 있었다는 점도 문제다. 지배주주 변동 리스크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아직도 도입되지 않았다.
만약 수십년간 주주 중심 경영을 실천해 온 버크셔 해서웨이가 케이카와 한온시스템 인수를 발표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버크셔가 지배지분만 사들이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타깃 기업의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을 것이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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