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맨 방어(Pac-Man defense)란 적대적 인수 위기에 처한 타깃 기업이 역으로 공격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위협하는 공격적인 방어 전략을 말한다.
이 용어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비디오 게임 '팩맨(Pac-Man)'에서 유래했다. 게임 속 캐릭터인 팩맨이 특정 아이템을 먹은 뒤 자신을 쫓던 유령을 역으로 잡아먹는 모습에 착안해 이름 붙여졌다.
일반적인 적대적 인수에서 피인수 기업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거나 포이즌 필 등 방어 수단을 활용한다. 반면 팩맨 방어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원칙에 따라 공격자의 지분을 직접 매입해 상대방의 경영권을 흔드는 방식을 취한다.
대표적 사례는 1982년 미국의 벤딕스(Bendix)와 마틴 마리에타(Martin Marietta) 간의 공방이다. 벤딕스가 마틴 마리에타를 인수하려 하자, 마틴 마리에타는 역으로 벤딕스 주식을 대거 매수하며 맞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 모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결국 제3자인 얼라이드(Allied)사가 벤딕스를 인수하며 분쟁이 종결됐다.
팩맨 방어는 상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야 하므로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자신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크다.
국내에서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을 10%를 초과해 보유할 경우 상대방이 가진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됨)으로 인해 교과서적인 팩맨 방어가 나타나기 어렵다.
다만 2024년부터 이어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가 고려아연 지분 인수를 추진하자 고려아연이 계열사를 동원해 역으로 영풍에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등을 주주제안한 것을 넓은 의미의 팩맨 방어로 볼 수 있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hs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