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직책조차 숨긴 코스닥 대표기업의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4.6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아니, 왜 이름을 안 알려줘요?"
지난 6일 오후 4시 30분쯤,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모인 수십명의 기자들이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
"지금까지 설명해주신 분 직책하고 성함 좀 알려주십시오."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를 기사에 어떻게 씁니까."
한 삼천당제약 관계자가 여러 질문에 응답했는데, 끝내 이름과 직책을 밝히길 거부하고 퇴장하는 장면이었다.
"제가 설명을 매끄럽게 못 하는 부분이 있다"며 전인석 대표가 마이크를 건네자 중앙연구소장으로 추정되는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관해 20분가량 답변했다.
삼천당제약은 간담회를 통해 ▲2천500억원 규모 대주주 지분매각 ▲S-PASS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비만치료제) ▲S-PASS 경구용 인슐린 ▲미국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계약 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고자 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400% 넘게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현재 각종 의혹으로 고점(118만4천원)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달 31일에 하한가도 기록했던 주가는 전날 61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총 1위에서 4위로 내려온 이 기간에 삼천당제약은 시장과의 소통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31일부터 주가 폭락이 이어지는 동안 회사의 입장은 짧은 홈페이지 공지와 외부 홍보 대행사를 통해서 단편적으로 전달되는 데 그쳤다. 의혹 자체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미흡한 대응 역시 시총 감소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뒤늦게나마 대표이사가 귀국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나빠졌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전 대표는 기자회견 중 당당한 모습으로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하다가도 "믿고 기다려주신 주주님들, 또 시장과의 소통이 너무나 미숙했다"고 말할 때 고개를 숙였다. 그는 "1년 중 8~9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제품만 잘 만들면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했다"며 국내에 체류하지 않으며 시장의 궁금증에 제때 답하지 못한 게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PR(언론홍보)과 IR(투자자관계) 전문조직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이러한 입장을 밝힌 회견장에서 정작 핵심 설명을 맡은 관계자는 끝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길 거부했다. 주요 의혹에 대한 해명이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판단은 투자자에게 남겨졌다. 신뢰 회복이 화두인 코스닥시장에서 얼마 전까지 대장주였던 상장사가 보여준 해명 태도로는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장면이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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