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조달 전략도 바뀌고 있다. 회사채 발행 대신 금융기관 대출이나 단기 조달로 향하면서 방망이를 짧게 쥐는 모습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로 은행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7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한 단기 차입금 증가 보고서는 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 늘어났다.
대부분 금융기관 차입이나 기업어음(CP) 발행에 따른 공시다.
실제 은행권의 기업 대출 잔액도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9조1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천27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2조179억원 늘어난 680조7천61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줄었다. 이날까지 일반 회사채 시장은 연일 만기 도래보다 발행이 적은 순상환을 기록 중이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회사채는 올해 1~3월 중 3조6천413억원 순상환을 나타냈다.
다수 기업이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재검토하면서, 기존 채권 만기에는 은행 대출이나 CP 등 단기 조달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말 64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 HL D&I는 비슷한 시기 700억원 규모 한도의 금융기관 대출을 공시했다. 금리 상승에 취약한 신용등급 'BBB+' 발행사다.
일부 기업은 주관사단을 꾸려 수요예측 일정을 정해두고도 마지막까지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발행사들이 대부분 일단 지켜보자면서 발행을 미루고 있다. 일단 은행 대출이나 현금으로 막아놓고 타이밍을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로 은행의 기업 대출 금리가 낮아진 영향도 한몫했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정책 기조로 삼으면서 은행권에서 기업 대출을 적극 유치 중이다.
'AA-' 신용등급 기준으로는 회사채 대비 대기업 대출 금리 스프레드가 3~4bp 수준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통상 시장성 조달이 은행 대출보다 이자 비용이 낮은데, 회사채 발행의 이런 금리 메리트도 사라진 셈이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으로 나가는 대출 금리가 일반 대출보다 낮다. 이에 회사채 조달 유인이 많이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취약 업종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업종에 생산적 금융 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회사채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위축된 크레디트 투자 심리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금리 레벨 부담으로 인한 회사채 공급량 감소는 역설적으로 취약해진 크레디트 투자 심리를 부분적으로나마 상쇄할 수 있다"면서 "조달 시장의 자금 이동이 스프레드 추가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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