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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유증②] 3.6조 유증도 풀어낸 한화에어로가 보여준 해법

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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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이 계열사의 유상증자로 속앓이를 하는 건 이번 한화솔루션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이맘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대 최대 규모' 유증이 주가 급락과 그에 따른 주주들의 반대에 직면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자연스럽게 '갈등'이 해소됐다. 방산 사업의 성장 잠재력과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였다. 주가 상승 흐름에 발행가액이 올라 기대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이를 두고 '유증=주가 하락'이란 공식이 무조건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유증은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는 취지였다. 한화솔루션[009830]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 주목됐다.

한화에어로, 육군 다목적무인차량 성능평가 마쳐

[출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작년 한화에어로 유증과 '닮은꼴'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2조4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과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둘 다 3조원 안팎의 대규모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3월 3조6천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 전례가 없었던, 역대 최대 규모였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라는 방식도 같고, 유증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한 것도 동일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발표 당일 주가가 4.5% 빠졌고, 이튿날 13%가 추가 하락했다. 이후로도 한동안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졌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한화솔루션처럼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증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 진행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심지어 유증 중점 심사 제도를 도입(작년 2월)한 직후여서 촘촘한 현미경 심사가 예상됐다.

회사의 대응도 유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당시 별도의 설명회를 열고 추진 배경과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상세히 밝혔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김동관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급하게 회사 주식 매수에 나선 것도 똑같다.

[출처: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5000)]

두 회사 간 차이가 있다면 자금 사용 '목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외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목적이 강했다. 조달하려 했던 3조6천억원 중 1조2천억원은 시설자금, 나머지 2조4천억원은 해외 방산기업 인수 등 타법인증권 취득에 쓸 계획이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전체 2조4천억원 중 채무상환이 1조5천억원으로 62.5%에 달한다. 미래 성장투자 목적의 시설자금은 9천억원이다.

태양광과 화학산업의 업황 둔화 장기화로 적자 누적이 심화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등급 하락 방어에 초점을 맞춘 조달이라는 의미다.

◇고치고 또 고친 증권신고서…성장 잠재력 인정받아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을 성공리에 마무리 짓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여러 차례 증권신고서를 고쳤고, 승계 의혹과의 고리를 끊기 위해 주주배정 유증 규모를 2조3천억원으로 축소했다. 나머지 1조3천억원은 한화오션 지분을 매도했던 한화에너지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자배정 유증에 참여하는 형태로 출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승계 관련 끊이지 않던 세간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이 과정에서 유증 결의 직후 급락했던 주가가 빠르게 회복, 순식간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진가를 알아보고 주식을 취득하려는 주주들이 끊이지 않았던 결과다.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목표했던 2조4천억원을 5천억원 이상 초과한 2조9천억원 이상을 조달하며 성공적으로 주주배정 유증을 마쳤다. 3자배정까지 포함하면 총 4조2천억원의 투자금을 마련했다.

이는 신주 발행 시 구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그로 인해 주가 하락이 뒤따른다는 주식시장의 통념을 보기 좋게 깬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유증을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향후 한화솔루션의 대응과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처럼 주가를 통해 유증의 당위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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