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외 기업이익 정체…"'환차익 보너스' 걷어낸 조정 영업이익률 살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증시가 1분기 사상 최고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 쏠림과 고환율 착시를 걷어낸 진짜 '실력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판가 인상 등 기업 본연의 경쟁력으로 극복한 이른바 '매크로 저항주'가 향후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55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도 "반도체 섹터의 영업이익이 90조 원으로 전체 성장을 견인하는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65조 원(9% 증가)에 그치며 상대적 정체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익 양극화의 이면에는 '고환율'이라는 양날의 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오를수록 반도체를 제외한 이익 증가율은 둔화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상승은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에는 강력한 '환차익 보너스'를 제공하며 이익 수치를 부풀린 반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거나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나머지 대다수 기업에는 마진을 갉아먹는 '비용 쇼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증권은 기록적인 이익 총량에 환호하기보다, 환율이라는 매크로 변수가 만들어낸 착시를 걷어내는 정교한 스크리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목상의 이익률이 아닌 환율 효과를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률(OPM)'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환율 변동과 수출 비중, 레버리지 효과 등을 조정한 결과, 전년 대비 9% 상승한 고환율 환경에서도 명목 OPM보다 환율 조정 OPM이 높고 이익률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들이 확인됐다.
대표적인 '매크로 저항주'로는 제주항공,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롯데칠성, SGC에너지, S-Oil, SK오션플랜트, 오리온, KT&G 등 9개 종목이 꼽혔다.
해당 기업들은 환율이라는 역풍을 판가 전가와 운영 효율화 등 기업 본연의 실력으로 정면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연구원은 "위 종목들은 현재 고환율이라는 강력한 비용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됐다"라며 "향후 환율 및 유가가 안정될 경우 억눌렸던 마진 스프레드가 폭발하며 더욱 강한 성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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