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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한국 상륙②] 머스크의 독특한 IPO 구상…'미래에셋방지법'까지 소환

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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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물량 확보해 국내투자자에 배정…청약 대행 아닌 인수단에 준하는 책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미래에셋이 해외 공모주 청약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스페이스X의 딜을 진행할 수는 없었을까. 글로벌 투자 열기가 확산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참여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수요를 공급에 연결하겠다는 미래에셋의 구상이 시작된, '심플한' 순간이다.

다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복잡한 상황이 연출된다. 미래에셋증권이 확보한 물량을 국내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는 단순한 주문 전달을 넘어, 투자자 모집과 배정 행위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일정 수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하는 순간 해당 거래는 공모로 분류되며, 증권신고서 제출 등 복잡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과거 '미래에셋 방지법'의 트라우마도 소환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해외 IPO 청약을 대행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22년 8월 유안타증권은 해외 투자자를 공략하기 위해 미국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어 NH투자증권도 청약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배정된 공모주 물량 자체가 극히 적었던 탓이다. 미국의 IPO는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처럼 개인투자자에게 공모주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하는 제도도 없다. 개인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린 레딧의 IPO에서도 물량을 확보한 투자자는 드물었다.

그나마 선례가 있기에 '청약 대행'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딜 구조의 차이에 미래에셋증권은 다른 해결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청약 대행 증권사는 모두 현지 IPO 중개회사와 제휴를 맺었다. 고객은 전용 계좌를 등록해야 하고, 각 증권사는 투자자가 낸 주문을 모아 현지 중개회사에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배정 역시 국내 증권사가 하지 않고, 미국 현지 중개사의 자체 배분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달리 미래에셋증권이 구상하는 구조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단순히 투자자의 주문을 현지 중개회사에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페이스X 공모 물량을 일정 부분 확보한 뒤 이를 국내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이 이러한 구상을 짠 배경에는 일론 머스크의 독특한 IPO 구상이 있다.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고, 전 세계 약 1천500명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상 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가운데 국내 투자자 몫의 리테일 물량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가 달라지는 순간 규제 적용도 달라진다. 투자자에게 청약 기회를 안내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과정 자체가 법상 '취득 권유'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권유가 불특정 다수에게 이뤄질 경우 해당 거래는 '모집', 즉 공모로 간주한다. 물량을 확보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 역시 이러한 판단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미래에셋증권은 단순한 청약 대행인이 아닌, 공모를 주선하는 인수회사에 준하는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과 투자자 보호 의무 등 공모 절차 전반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공모와 청약, 대행과 권유의 경계를 둘러싼 당국의 해석도 엄격하다. 앞선 청약 대행 서비스에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주문 전달'에 한정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금감원은 이마저도 단순 중개가 아닌 청약 권유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보완 요구에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공모 여부를 둘러싼 '해석의 영역'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과거의 사례를 떠올리기도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016년 베트남 랜드마크ABS 발행 당시 공모 규제를 우회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금 조달을 위해 ABS를 만들고,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모집한 SPC 15개를 꾸렸다. 총 500여명의 고객이 2천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사모의 틀을 썼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을 판매할 때 투자자가 49인 이하면 사모, 50인 이상이면 공모로 진행해야 한다. 미래에셋은 50인 이상의 사람에게 투자 권유를 했지만, 공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여러 개의 SPC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에는 창의적인 자금조달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결국 규제를 우회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른바 '미래에셋 방지법'으로 불리는 입법 논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후속 규제 정비도 진행됐다. 투자자 기준 50인 이상이 아니라 50인 이상에 투자 권유를 할 경우 공시 제도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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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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