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도 일시적으로 열리게 됐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이란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한 시한을 불과 두 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극적인 휴전 합의…양측, 10일부터 협상 시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 항을 제안받았으며 이는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란은 과거 갈등의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합의했지만 2주간의 기간을 통해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측도 2주간 휴전하는 제안을 수락했다. 이란 측은 10개 조항에 이란 군과의 협조하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된 통행과 모든 제재 및 자산 동결 해제, 이란에 대한 배상금 지급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이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0개 조항에 따라 세부 사항이 확정되면 전쟁 종결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란군과의 조율을 통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완전한 평화 합의 없이는 해협 개방을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군 관리 하의 제한적 통행이라는 점에서 실제 자유 통행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의 강경한 입장에서 선회한 것은 이란전쟁에 대한 국제·국내의 부정적 여론이 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락하는 지지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황 레오14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명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캠퍼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31일 기준 33%로, 2기 집권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도록 설득하는 데는 막판 중국 측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는 10일부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담은 최대 15일간 이뤄지며, 상호 합의에 따라 더 연장될 수 있다.
◇주요 쟁점은 여전히 미결…시장은 환호
다만, 극적인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주요 쟁점들은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다.
이란 측이 제안한 10개 종전안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인정과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계속되는 통제를 허용,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금 지급 등의 안이 담겨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분을 미국이 확보하는 방안과 이란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을 요구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란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가 "전쟁 발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휴전은 단기적 안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걸었던 목표 중 상당수를 달성하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나거나 최소한 불안한 정전 상태에 머물게 될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2주간의 휴전 합의 소식에 즉각 환호했다. 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급락했고, 미국 지수선물은 상승했다. 달러화와 금 가격도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전쟁 후 그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했지만, 휴전으로 해협 통과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오전 9시 37분 현재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3.73% 급락한 97.44달러에 거래됐고, 6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3.04% 밀린 95.02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며 유가 변동성과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지수선물도 상승했다.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모두 2% 넘게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0.64% 밀린 99.0170로 내려앉았고, 금 현물도 온스당 4,822.07달러로, 4.09% 급등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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