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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의 투자] 2주간 휴전 속 4월 금통위

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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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한 달여 꽉 막혔던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일시적이지만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호르무즈 내에 발이 묶인 국내 관련 유조선은 총 7척이며 물량은 약 1천4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휴전이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양측은 10일부터 이란이 제시한 10개 조항에 대해 협상을 시작한다. 이란 측이 내건 10개 조항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와 우라늄 농축 허용, 전쟁 피해 보상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 측은 그동안 농축 우라늄 보유분의 확보는 물론 이란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까지 요구했다. 우리에게 가장 와닿는 대목은 호르무즈 부분이다. 설사 종전이 이뤄져 항행이 가능해지더라도 국내 에너지 수급 취약점은 여전히 우리나라 경제에 큰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어서다.

지정학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중동 사태에서 발을 빼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향권을 인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도 경제 재건을 위해 통행료 수입이 필요하고, 이번 협상에서 아무런 성과 없이 빈손으로 나오는 것 역시 내부 정치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NN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선박 1척당 최대 200만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은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달 비용 증가에다 통행료 부담까지 져야 하는 상황은 국내 경제에 인플레이션 기대뿐 아니라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원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에 그치지 않고, 헬륨이나 비료 등 연관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란 전쟁으로 "이제 모든 길은 더 높은 물가와 더 낮은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게 목격된다. 유로존 OIS(Overnight Index Swap) 시장에 반영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연내 금리 인상 폭은 80bp를 약간 웃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열린다. 금융투자협회의 설문 응답자 중 93%는 동결을 내다봤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 결정보다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과 미래에 대해 언론의 송곳 질문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 전략가인 피터 자이한은 미국이 구축하고 책임졌던 글로벌 질서는 머지않아 종말을 맞게 된다며, 한국의 수출주도 경제가 2030년부터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작금의 중동사태를 보면, 그의 진단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 경제가 처한 구조적인 취약점에 대해 4년 임기 내내 충고를 내놨던 이창용 한은 총재의 혜안을 기대해본다. (디지털뉴스실장)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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