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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증권 웃고, 정유 울고…휴전에 업종별 희비 엇갈려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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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반등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전쟁 국면에서 수혜를 입었던 업종과 피해를 봤던 업종의 주가 흐름도 하루 만에 뒤바뀌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1.05달러까지 밀리며 하락률이 19.39%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2주간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히자,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완화된 영향이다.

국내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8일 5.64% 오른 5,804.70으로 출발한 뒤 장중 5,919.60까지 레벨을 높였고, 6.87% 오른 5,872.34로 거래를 마쳤다. 전쟁 리스크 완화가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로 이어지는 등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개선됐다.

가장 두드러진 강세는 건설주에서 나타났다.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현대건설·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일제히 급등했고, 장 마감 기준으로 GS건설은 29.86%, 대우건설은 29.97%, DL이앤씨는 25.93%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중동 지역 재건 사업 기대감을 키운 결과다. 여기에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 기대까지 더해지며 건설업종 전반의 매수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재건을 시작할 수 있고, 중동의 황금시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를 재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소식도 더해져 건설주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계약이 예상되는 가운데 팀코리아의 베트남 닌투언 제2원전 2기에 대한 팀코리아 수주 가능성 역시 원전 주요 시공사에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주도 지수 급등의 대표 수혜주로 떠올랐다. 미래에셋증권(10.08%), 키움증권(10.80%)과 한국금융지주(12.21%) 등 증권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휴전 소식이 지수 반등의 계기가 되면서, 증시 거래대금 확대에 대한 기대가 증권주 주가를 밀어올렸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은 3월 말 110조원으로 1년 전보다 88.6% 증가한 높은 수준"이라며 신용공여 잔고도 34조원으로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익은 양호할 전망"이라고 봤다.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수혜 업종인 항공주도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8.01 상승했고, 티웨이항공(7.35%)·진에어(6.20%)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사 연료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눌려 있던 종목들이 휴전 합의와 유가 급락을 계기로 반등한 것이다.

반면 정유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S-오일(-2.35%), 흥구석유(-17.55%), 중앙에너비스(-17.65%), 한국석유(-10.47%) 등 유가 민감 종목이 강세장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 기대를 반영하던 종목들에서 휴전 소식과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신재생에너지주도 약세였다. SK이터닉스, 대명에너지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쟁과 유가 급등 국면에서 에너지 대안주로 주목받았던 종목들이 휴전과 유가 하락으로 일부 상승분을 되돌리는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방산주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그간 중동 분쟁의 대표 수혜주로 꼽혔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자 전쟁 프리미엄이 빠르게 걷혔다.

앞으로 협상 결과가 업종별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의견차가 여전히 크다"며 "이번 협상의 시작점으로 알려진 이란의 10가지 제안은 미국 측에서 봤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쟁 피해 재건과 배상, 우라늄 농축권 인정,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이 주요 협상 포인트"라고 예상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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