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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재무 리스크가 막은 8년' 삼성증권 발행어음 숙원 풀렸다…15조 조달 길 열려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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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리테일 채널 확보한 삼성증권…강한 조달력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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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2017년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뒤 8년 만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전일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금융위 안건소위와 15일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의결되면 한국투자·NH투자·미래에셋·KB·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에 이어 여덟 번째 사업자가 된다.

◇재무가 아닌 비재무 리스크가 막은 8년

발행어음은 종합투자계좌(IMA)와 함께 증권사의 '꿈의 라이선스'로 불린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기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레버리지 규제 적용에서 제외되고 별도의 신용공여 한도까지 부여돼 기업금융 확대에 최적화된 구조다. 인가 문턱은 자기자본 4조원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8년 전에 이 조건을 넘었다. 현재 자기자본은 약 7조6천억원으로 기준의 2배에 가깝다. 그간의 공백은 재무가 아니라 비재무적 악재가 겹쳐 빚어진 결과다.

2017년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차례로 인가를 받는 동안 삼성증권은 발이 묶여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약 28억 주의 유령주식이 잘못 입고되는 초유의 사고까지 터졌다. 직원 16명이 501만 주(약 1천820억원어치)를 실제 매도했고, 삼성증권은 6개월 영업 일부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발행어음 인가의 핵심 심사 항목인 내부통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지난해 7월 이재용 회장에 대한 대법원 최종 무죄가 확정되면서 가장 큰 장벽이 걷혔다. 삼성증권은 인가 신청 접수 첫날 서류를 제출하며 속도를 냈으나, 이번에는 금융감독원의 초고액자산가 거점점포 검사에서 녹취록 미비와 투자성향 확인서 허위 기재 등이 적발돼 다시 발목이 잡혔다. 올해 1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수위가 경징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마지막 걸림돌마저 해소됐다.

◇15조 조달 길 열린다…리테일 채널이 무기

삼성증권에는 자기자본의 200%인 약 15조원 규모의 새로운 조달 창구가 열리게 된다.

선발 주자들은 이미 발행어음을 핵심 조달 수단으로 키워놨다. 2025년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잔고는 21조5천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92%까지 한도를 채웠고, KB증권 10조9천억원(163%), NH투자증권 9조4천억원(110%), 미래에셋증권 9조1천억원(87%)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하반기 인가를 받은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도 특판 상품을 내놓자마자 수천억원이 수일 만에 완판되며 시장의 갈증을 확인시켰다.

삼성증권의 강점은 조달력에 있다. 고객자산 431조9천억원, 초고액자산가 6천 명 이상의 탄탄한 온·오프라인 리테일 기반을 갖추고 있어 후발 주자들과는 출발선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시스템 개발과 운용 인력 배치를 이미 마쳐 인가 확정 즉시 상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발행어음의 실질적 효과는 단순 조달을 넘어 기업금융 확대에 있다. 조달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배분해야 하는 만큼 인수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벤처투자 등으로 사업 반경이 넓어진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발행어음 운용자산 중 모험자본 편입 비중이 올해 10%에서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우량 회사채 중심의 보수적 운용만으로는 요건을 맞추기 어렵고, 벤처투자·메자닌 등 그간 삼성증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고위험 영역으로의 진출이 불가피하다.

조달과 운용 간 만기 불일치도 숙제다. 발행어음 조달 만기는 평균 3개월 내외인 반면 기업금융 자산은 회수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2~2023년 기준금리 급등기에는 발행어음 조달금리가 운용수익률을 앞질러 업계 전체 발행어음 계정에서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9곳으로 늘어나면 조달금리 상승 압력은 한층 거세질 수 있다.

이런 리스크에도 수익 기대감은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올해 발행어음 잔액 2~3조원을 확보하면 200억~300억원의 이익 기여가 가능하고, 중기적으로 잔액이 6~7조원까지 불어나면 연간 1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행어음 잔고와 자기자본 규모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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