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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신분산 제도+정통 액티브' 공모펀드 승부 한투운용 채장진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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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밸류체인' 정조준…"반도체 피크아웃? 이번엔 다르다"

"장기 계약·수요 성격 변화로 메모리 반도체 체질 변해…저점 대폭 높아질 것"

채장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2부 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돌풍 속에 자산운용사들이 신규 공모펀드 출시를 꺼리는 가운데, '정통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를 새롭게 선보인 매니저가 있다. 입사 후 13년째 주식 운용의 외길을 걷고 있는 채장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2부장이다.

인터뷰 당일에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증시가 출렁이며 반도체 대장주가 8% 넘게 급락했지만, 채 부장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반박하며,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정통 액티브 투자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TSMC처럼 진화 중…피크아웃 우려 이르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는 핵심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과 반도체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탓에 고점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채 부장은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PC나 모바일 등 소비재 경기와 맞물려 움직이는 전형적인 시클리컬(경기민감) 산업이었지만, 지금은 서버 비중이 50%를 넘었다"며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는 당장의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향후 5~10년 뒤 생존과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 수요의 변동성이 훨씬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급 측면의 체질 변화를 강조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맞춤형 생산이 늘어나고 장기 공급 계약이 추진되면서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처럼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채 부장은 "우리가 반도체 업황이 오랫동안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HBM과 착각한 것"이라며 "일반 D램과 낸드 가격이 좋아진 지는 6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짓고 있는 공장들이 본격 가동되기 전까지는 피크아웃을 걱정하기 매우 이르다"고 짚었다.

설령 사이클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과거와 같은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채 부장은 "과거 사이클의 저점이 손익분기점 내지 적자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높은 이익을 내는 수준에서 바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대장주에 절반 싣고, 나머지는 초과수익 추구"

새로 출시된 '한국투자 삼성전자&하이닉스플러스' 펀드의 운용 전략은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국내 반도체 '투톱'으로 불리는 대장주들로 채우고, 나머지 50%는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통상 공모펀드는 동일 종목에 자산의 10% 또는 시가총액 비중 중 큰 쪽까지만 담을 수 있지만, 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종목당 5% 이하로 분산하면 나머지에 대해 종목당 25%까지 집중 투자가 허용되는 '신분산 제도'를 활용해 대장주 2종목에 각각 최대 25%씩, 시총 비중을 넘어서는 비중을 실었다.

반도체 비중만 놓고 보면 ETF로도 가능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이 펀드에 가입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채 부장은 "나머지 50%의 액티브한 대응"을 꼽았다.

그는 "AI 산업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다시 로봇이나 전력 인프라 등으로 주도주가 매우 빠르게 변한다"며 "전통 우량 제조사가 로봇주로 부각된 것처럼 어디서 밸류체인의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ETF는 편입 종목의 유동성이나 시가총액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액티브 펀드는 시총이 작더라도 기술력 있는 종목을 선제적으로 담을 수 있다"며 "산업 국면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이 펀드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흔들리는 수급 대신 펀더멘털…적립식 공모펀드의 매력"

채 부장의 투자 철학은 '펀더멘털 중심의 장기 투자'다. 그는 시장의 단기 수급이나 모멘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주가가 빠지면 투자 포인트가 훼손됐는지를 먼저 본다"며 "수급은 오늘까지 샀다고 내일도 산다는 보장이 없기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그는 ETF 시대에도 공모펀드만의 확고한 존재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채 부장은 "ETF는 훌륭한 비히클(투자수단)이지만, 역설적으로 매매가 너무 쉽다"며 "기업 펀더멘털을 분석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가격 변동성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든 투자자에게는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적립식 공모펀드가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뷰 내내 전쟁과 금리 등 거시 경제(매크로)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의 시선은 변하지 않는 가치를 향해 있었다.

채 부장은 "AI 밸류체인 속 한국의 위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흐름, 이 두 가지는 단기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상수"라며 "연초 과열 부담이 오히려 해소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업을 더 나은 가격에 담을 수 있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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